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당은 2일 재건축 연한을 10년 축소(40년→30년)한 것을 골자로 한 정부의 9·1 부동산 대책에 대해 "무주택자에 해악", "투기본색"이라며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대책은 서민주거 안정 대책이라기보다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과 관련한 모든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규제(공급측면)가 아니라 무주택자 빈곤(수요측면)"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박근혜 정부 첫해 47개 부동산규제 폐지대책을 내놓았을 때 정부 스스로 하우스 푸어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LTV·DTI(주택담보인정비율·총부채상환비율) 완화를 유보했고,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추진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이를 뺀 나머지 41개 규제완화 대책을 여야합의로 처리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도 더 이상 풀 규제가 없다고 했는데, 1년이 지난 지금 정부는 여·야·정 합의를 깨고 LTV·DTI를 완화하고 분양가상한제를 폐지하겠다고 한다. 또한 재정비규제와 청약관련 규제 등 주택공급 공적기능을 포기하는 규제폐지, 완화대책을 내놓았다"고 정부의 비일관적인 정책을 비판했다.
우 의장은 전매제한 완화에 대해 "부동산 가격은 다소 상승할지 모르지만 이는 무주택자 내집 마련에 해악이 될 것"이라며 "전매허용으로 인한 전매차익은 무주택 신규구입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대한민국에는 집 1채를 가진 1,000만명과 평균 6채를 가진 136만명이 있다. 이들이 신규로 집을 사기 보다는 무주택가구 850만가구가 신규로 집을 사야 거래가 활성화되고 무주택자에서 자가로 발전하는데 정부가 집값 올리는 정책만 내놓고 있으니 어떻게 내집 마련이 되겠는가"라고 거듭 비난했다.
우 정책위의장은 "저소득층인 무주택 서민의 주머니가 비어서 시장에서 구매력이 줄어들어 거래가 부진하고 주거난이 악화되는데도 정부는 규제 탓만 한다"며 "규제 폐지는 부동산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월세상한제 도입과 계약갱신청구권 보장으로 임차인과 임대인이 대등한 권리관계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폐지할 것이 아니라 추가로 유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이날 논평을 통해 '9·1 부동산대책'에 대해 "부동산 만능주의, 투기본색을 드러낸 박근혜 정부"라고 비난했다.
당 정책위의장을 지내기도 한 박 의원은 "정부는 서민주거안정 강화를 내세웠지만 핵심은 건설사와 투기세력을 지원해 주택거래를 활성화시키는 데에 있다"며 "재건축 연한과 안전진단 기준을 완화하면 재건축으로 인한 수익성 확보가 용이한 강남 3구와 목동 아파트 등을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서울시의회에서 재건축 연한 축소를 추진하겠다고 한 후 목동 아파트의 매도호가가 급등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LTV·DTI가 완화되고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안전장치도 마련하지 못했다"고 거듭 비판했다.
특히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건설비용 완화와 청약관련 규제완화 등을 지적하며 "이는 정부가 주거정책의 최우선 고려 대상을 무주택자, 서민, 실소유자가 아닌 집값 부양을 위한 투기세력에 두었다는 점을 방증한다"며 "민생의 최대 과제인 서민주거안정과 가계부채를 해결해야할 정부가 오히려 악화를 부추긴 셈"이라고 일갈했다.
박 의원은 "서민이 아닌 투기세력과 건설사를 지원해 집값을 띄워보겠다는 위험한 발상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며 "집값을 무리하게 띄우는 과정에서 1000조원을 넘는 가계부채가 더 증가할 경우 내수활성화는 달성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가계부실로 금융 불안만 남아 국민경제를 옥죄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