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이인제 "5·24 조치 시효 지난 정책…전향적 인식 필요"
새누리당 일부 지도부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천안함 사태에 따른 대북 강경책인 '5·24조치' 해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동안 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박근혜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5·24조치 해제 주장이 나왔지만 지도부에서 공식 제기된 것은 처음이다.
이미 새정치민주연합을 비롯한 야권에서 5·24조치 해제를 촉구해온만큼 이번 주장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세계 경제포럼이 발표한 국가별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전년보다 한 단계 하락한 26위를 기록한 것을 지적하며 5년 단임제와 소선거구제 폐지 등 정치개혁과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박근혜 정부가 '한반도 프로세스'와 '통일대박' 등 대북정책에 기대감을 높였지만 1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한 것을 꼬집었다.
그는 "연초 '통일 대박론'을 포함해서 남북관계 개선과 통일기반 구축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지만 사실상 지금까지 진전된 상황이 없다"며 "9월 19일 개최되는 인천 아시안게임 북한응원단 참여문제 등 어느 것 하나도 제대로 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꼬를 트지 못하는 걸림돌은 ‘5·24조치’라고 감히 말씀드린다"며 "(물론) 의미 있는 조치였다. 근데 정부의 입장은 북한 당국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풀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럼 북한에서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계속 이런 식으로 갈 수밖에 없는 건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이산가족들은 아파하고 기업들은 엄청난 손실을 보고 있다. 분단 고착화로 통일의 길이 멀어지고 그 비용도 엄청날 것"이라며 "5·24조치의 전향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거듭 해제를 촉구했다.
이인제 최고위원 역시 "5·24조치는 이제 시효가 지난 정책"이라며 "그 때 천안함 폭침과 금강산 관광객 사망 등 도발에 대한 강력한 제재 차원에서 만든 대북정책인데, 지금 상황은 모든 게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이 최고위원은 "특히 현 정부는 적극적으로 북한을 변화시키겠다, 통일을 앉아서 기다리는 게 아니라 만들어 나가겠다고 과거 정권과 다른 대북 정책 목표와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 않느냐"며 "우리의 평화적 힘을 여러 방법으로 북한사회에 밀어 올려야 한다. 우리 스스로 다 막는 응징 차원의 정책을 지금도 고집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전제조건인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 등이 성취가 안 돼 어렵다고 하지만 5·24 조치는 페이지를 넘기듯 넘기고 새 페이지에 새로 써야 한다"며 "그 전제조건이 사라지지 않는다. 통일을 해도 천안함 등에 대한 책임은 남는다. 언제 책임을 물어도 물을 수 있다. 5.24조치에 대해서는 새로운 차원에서 대담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