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금액 5천억 이상되면 실효세율도 '뚝'
수입금액 5000억원 이상 기업의 실효세율(법인세)이 그 이하 구간 기업보다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정부의 비과세 감면 제도 등 각종 세제혜택이 소수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오제세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게 제출한 '과세표준 계급별 법인세 신고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 신고 법인 51만70805개의 과세표준액은 229조8939억원이며 총부담세액은 36조7540억원이다.
과세표준에서 총부담세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실효세율은 평균 17.1%였다.
규모별 실효세율은 1억원 이하 법인이 8.6%, 2억원~5억원 10.5%, 5억원~10억원 12.9%, 20억원~50억원 15.6%, 100억원~200억원 17.0%, 500억원~1000억원 19.5%, 1000억~5000억원 19.7%로 증가했다.
하지만 과표가 5000억원을 넘어서면 18.5%로 오히려 실효세율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법인세 부과 기준인 과세표준이 증가하면서 실제로 내는 세금의 비율(실효세율)은 높아지고 있지만 과표가 5000억원을 넘어서면 실효세율이 낮아지는 것이다.
2012년의 경우에도 과세표준별 실효세율은 1억원 이하 8.6%, 2억원~5억원 이하 10.9%, 5억원~10억원 13.8%, 20원~50억원 16.7%, 100억원~200억원 18.4%, 500억원~1000억원 19.1%, 1000억~5000억원 20.2%로 증가했지만, 5000억원 초과시에는 19.0%로 역시 감소했다.
연도별로 과표 5000억원 초과 기업의 실효세율을 살펴보면 2008년 21.9%에서 2009년 21.6%, 2010년 18.4%, 2011년 18.1%, 2012년 19.0%, 2013년 18.5%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5000억원 초과 기업의 실효세율이 전년에 비해 3.2%p 낮아진 것은 당시 과세표준 1000억원 초과 기업의 법인세율이 25%에서 22%로 인하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단, 이 기간 전체 법인 평균 실효세율 감소폭은 2.8%p로 집계돼 과세표준 5000억원 초과 법인의 인하폭(3.2% 포인트)이 평균 감소폭 보다 컸다.
아울러 같은 기간 과세표준 1억원~2억원 법인의 실효세율 감소폭은 0.3%p, 2억원~5억원은 1.3%p, 5억원~10억원은 2.3%p로 평균치에 못 미쳤다. 과표 10억원 초과 법인의 경우 3% 포인트 안팎으로 평균치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제세 의원은 "수입금액 5000억원 이상 기업의 실효세율이 그 이하 구간 기업보다 낮아지는 것은 정부의 각종 비과세 감면 제도의 혜택이 소수 대기업에 집중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런 현상은 조세형평성 저해뿐 아니라 정부의 국세 수입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