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국회의장에 직권상정 촉구…유가족에겐 참사수습 비용 강조하며 몰아세우기도
새누리당은 세월호 특별법 난항으로 국회파행이 장기화되자 11일 정의화 국회의장과 야당,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특히 유가족들을 향해 눈물로 약속한 박근혜 대통령을 믿을 것을 호소하는 한편,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 지출된 비용을 강조하면서 유가족들을 몰아세웠다.
김무성 대표는 여야 원내대표를 향해 이번 주말까지 세월호 특별법 합의를 마무리지을 것을 촉구했다. 또한 정의화 국회의장을 향해 본회의 계류된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추석 민심을 종합해보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국회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하늘을 찌를 듯하다"며 "국민들은 세월호 문제를 이제 그만 매듭짓고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를 향해 "두 분이 모든 재량권을 갖고 마지막 협상을 주말까지 합의해주길 바란다"며 "양당의 의총은 이 (새로운) 합의를 무조건 추인해서 국회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삼자개입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가족 여러분께 부탁드린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적 충격과 슬픔, 분노에 여야가 다를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 앞에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고 국가 대개조를 통해 확실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이것을 믿지 못한다면 국가 위기가 올 수밖에 없다"며 "유가족 여러분 간절히 부탁드린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믿읍시다. 새누리당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당의 명예를 걸고 나서겠다"고 호소했다.
김 대표는 정 의장을 향해서도 "민생을 위한 국회 활동을 더 이상 멈춰서는 안 된다"며 "여야 합의하에 상임위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 계류 중인 법안들을 국회법이 정해진 대로 의장께서 직권상정해 처리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압박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김 대표의 3차합의 촉구에 대해 "아직 2차합의안에 대한 야당의 입장이 명확하지 않다. 거부인지 유보인지 입장이 확실치 않아 혼돈스럽다"며 "유가족들은 단원고와 일반인 유가족으로 나뉜다. 3차례 만난 단원고 유가족들 입장은 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을 달라는 것이다. 이것도 (야당 입장이) 명확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과연 3차합의가 추인된다고 자신할 수 있나. 야당 입장이 명확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이 문제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없다"며 2차 합의안에 대한 새정치연합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 역시 정기국회 파행과 관련, 정 의장을 향해 "본회의에 계류 중인 91개 법안들은 이미 여야 합의가 끝난 것들"이라며 "이 법안들은 국회선진화법 적용 대상이 안 된다. 이미 합의한 사안만이라도 민생경제를 살리는 차원에서 세월호 특별법과 분리해서 처리해야 한다"고 국회의장으로서의 권한 행사를 강조했다.
한편 이인제 최고위원은 세월호 참사에서 지출된 비용을 자극하며 유가족들을 몰아세웠다.
이 최고위원은 유가족들을 향해 "이제 애국심을 발휘해줄 때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더 이상 이렇게 마비 상태가 되는 것은 유가족들의 진정한 뜻도 아닐 것이고 유가족들의 이익에 부합되는 일도 아닐 것"이라며 "지금까지 세월호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6천억 가까운 예산이 소요됐고 앞으로 인양할 때는 몇 천억 원, 진상조사위의 2년 가까운 활동에는 5백억 원 이상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가 미리 배·보상해주는 것도 몇 천억의 재원이 들어간다. 국가의 직접적 재정손실이 1조원으로 추산된다"며 "추석 연휴도 끝났고 새롭게 출발하는 이 마당에 유가족들이 애국심과 용기를 발휘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