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내분 사태 일단락…임영록 전 회장, 당국 소송 취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놓고 벌어진 노사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외환은행이 지난달 3일 열린 조합원 총회에 참석한 직원에 대해 사상 최대 규모의 징계를 추진하면서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1일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 노조위원장이 함께 하는 대화를 제의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금융위원회에 노사협의 중재를 요청하며 김정태 회장의 대화 제의를 거절했다.
한편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29일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징계무효소송을 취하하고 KB금융 등기이사직에서도 사퇴하기로 하면서 수개월을 끌어온 KB 사태가 해결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KB금융 차기 회장과 국민은행장 선임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대화 제의 거절한 외환은행 노조=외환은행 노사간의 갈등이 심화되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대화를 제의하며 나섰지만 성과가 없었다.
김정태 회장은 그동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장 등 경영진을 존중해 대화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김한조 은행장 간의 갈등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자 직접 나선 것이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가 금융위원회에 노사협의 중재를 요청하며 거절해, 대화 제의는 없던 일이 됐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기존 합의를 어기는 상황에서 스스로 중재 역할을 자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2.17합의의 당사자도 아닌 하나은행 경영진과 노조를 참여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거절의 이유를 밝혔다.
외환은행 노조의 노사협 중재 요청에 금융위는 난감해 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와횐은행 조기통합 등의 문제는 노사 합의가 아직 본격적으로 진행된 것이 없다"며 "노사협의를 먼저 해보고 나중에 안 되면 정부에서 할 일을 찾는 게 순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 KB금융 회추위, 2일 1차 후보 10명 공개=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 문제로 불거진 'KB사태'가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의 동반 퇴출로 해결 국면에 들어가면서 차기 회장 선임이 속도를 내게 됐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일 오후 서울 명동 KB금융 본점에서 3차 회의를 열고 10여명의 1차 회장 후보군을 결정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전체 후보군은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B등급' 이상 받은 내외부 인사와 외부 전문기관 추천 인사 등 100여명이고, 회추위는 이중 30여명을 이미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인물은 KB금융 내부 출신으로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과 윤종규 전 KB금융지주 부사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김기홍 전 국민은행 부행장, 윤웅원 KB금융지주 부사장, 박지우 국민은행 부행장, 이달수 전 KB데이타시스템 사장 등이다.
외부 인사로는 우리은행장 출신인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KB사태가 관피아들의 힘겨루기로 일컬어지면서 관피아 배제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국민은행 노동조합도 차기 회장은 내부 인사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KB금융을 조기에 정상화시키기 위해 무게감 있는 고위 관료 출신이 선임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과 박병원 현 은행연합회장, 오갑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에 대해 성낙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KB금융의 조직 안정과 통합을 위해서는 내부 출신 인사가 반드시 회장 후보가 돼야 한다"며 "회추위에 참석해 외부 출신 인사가 선임될 경우 강력한 항의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10명의 후보군은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평판조회를 실시한 후 2차 후보군 상위 4명으로 압축될 예정이다.
회추위는 2차 후보군을 상대로 심층면접을 진행하고 이달 말 최종 회장 후보 1명을 선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