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방식 문제로 오전·오후 두시간 '허비'
결론 못 내려…오후 3시30분경 감사 재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부자증세·서민감세'를 했다는 기획재정부의 주장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대립각을 세우면서 국정감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13일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첫 해 동안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대해 15조원의 증세를, 서민·중산층 중소기업에 대해선 42조원의 감세가 있었다고 밝혔었다.
17일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문제가 된 것은 기재부가 부자증세와 서민감세라고 주장하게 된 계산방식이다.
기재부는 이명박 정부 첫 해인 2008년 세법개정으로 88조7000억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고 이후 2009년 36조1000억원, 2010년 4조6000억원, 2011년 5조7000억원, 2012년 7조7000억원, 2013년 9조2000억원 등 총 63조3000억원을 증세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88조7000억원에 단순히 63조3000억원을 빼는 단순계산을 해 세수귀착효과를 계산했고 이런 계산방식이 잘못됐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오전 질의 때도 같은 문제로 설전이 이어지면서 12시40분이 돼서야 감사가 끝났지만 오후에도 기재부의 계산방식에 대해 야당이 문제를 삼으면서 2시40분 감사가 재개되고도 한 시간 동안 이 문제로 공방전이 벌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성 의원은 최 부총리가 "부자증세·서민감세가 맞다"고 발언한 것을 '허위답변'이라고 규정하고 "계산시점의 트릭이 있다. 기재부에서 기자들에게 배포한 세수귀착효과 보도참고자료는 증명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매년 세수효과를 추계하는 동일한 방식을 사용했다. 2009년도의 세법개정안의 효과를 다 발라내서 추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 전에 쓰지 않는 방식을 별도로 썼다면 문제가 있다. 하지만 세제효과를 추계는 정말 복잡하다"고 반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부자감세를 20조원씩 5년 간 부자감세를 했고 그 후에 부자감세가 완전히 철회됐는데 기재부 계산방식대로 하면 세수효과가 0원"이라며 "국민들 입장에선 100조원의 감세가 있었는데도 기재부 방식대로 하면 0원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새누리당 류성걸 의원은 "2008년부터 5년 간 세수귀착효과를 본 것은 편의상 기간을 그렇게 잡은 것"이라며 "정부는 편의상 5년으로 계산을 한 것이지 문제는 전혀 없다"고 정부의 편을 들었다.
같은 당 나성린 의원 역시 "부자한테 2%의 세금을 깎아주고 내년에 2%를 올리면 당연히 세수효과가 '제로' 아니냐"라며 "그것가지고 시비를 거는 것이 이상하다"고 야당을 비판했다.
여야의 핑퐁게임이 계속 되자 정희수 기재위원장은 중재에 나섰고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오후 3시30분이 돼서야 오후 감사가 재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