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홍준표 무상급식 예산 지원 거부 '편들기'
야, "洪, 태도돌변 무슨 정치적 꿍꿍이인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누리과정 예산과 무상급식 예산 지원 문제를 둘러싸고 정부-경남도와 진보교육감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6일 무상급식과 교육감 직선제 폐지까지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무상급식 예산지원을 거부한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향해 주민투표 실시를 주장해 교육예산을 둘러싼 여야 충돌이 거세질 전망이다.
누리과정은 부모의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만 3~5살 영·유아의 보육료를 지원하는 제도로 박 대통령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 중 하나다. 문제는 정부가 예산부족으로 전국 17곳 시·도 교육청에 예산 지원을 떠넘겼고, 이에 교육감들은 지난 달 지방재정 악화를 이유로 내년 교육청 예산에서 누리과정 예산 전액(2조1429억원)을 편성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여기에 새누리당 출신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도 교육청의 감사 거부를 이유로 내년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거부했다. 특히 지난 6월 지방선거를 계기로 진보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마찰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상급식 예산이 지난 2010년에 비해 크게 올랐지만 오히려 급식의 질이 떨어지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기자재 등 시설부족으로 교육의 질이 하락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라고 무상급식 문제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하는 대화와 대타협의 지혜를 발휘할 때"라며 교육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당부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홍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예산편성 중단과 관련, 도 교육청과의 불화에 대해 "이 갈등은 교육감 선거제도와 관련이 있다"며 "교육감 선거를 따로 하는 것은 대단히 접근이 잘못된 것이다. 교육 자치는 교육자의 자치가 아니라 주민자치"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교육감 선거에 대해 "광역자치단체장들의 러닝메이트나 광역의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는 방식으로 지방교육수장을 뽑아야 한다"고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주장했다.
이군현 사무총장 역시 "전면 무상급식을 하는 나라는 북유럽 국가인 핀란드, 스웨덴 등뿐이고 이들 나라는 국민소득이나 조세부담율도 우리보다 높고 무상급식 적용인구도 적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감 선거방식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와 무상복지 공약을 내세울 경우 재정조달 주체와 조달방법을 밝힐 것을 주장했다.
반면 진보성향의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누리과정 예산 지원 거부에 대해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의 시책사업으로 나온 것이고 법률상에서 교육감들에게 주어진 책무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시책사업이어서 저희가 맡아 해왔다"며 "하지만 이 예산을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재정의 열악함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누리과정에 있는 어린이집의 경우는 관할권과 감독권이 시도지사와 시군구의 기초단체장에게 있다"며 "교육청은 돈만 댄다. 어떤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교육감은 홍 도지사의 무상급식 폐지론에 대해 "무상급식도 교육"이라며 "홍준표 지사의 생각으로 보면 돈이 없으면 교육도 포기하자는 얘기다. 그건 정말 지사로서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던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 교육청에 떠넘기고 홍준표 경남 지사가 무상 급식 예산지원을 거부하겠다는 것은 이제 첫발을 내디디고 있는 우리나라 복지 정책의 뿌리를 흔들려는 게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상 급식을 공약했던 홍 지사를 향해 "지금 와서 태도를 돌변하는 건 무슨 정치적 꿍꿍이가 있는지 몰라도 매우 온당치 못한 처사"라고 비난한 후 "무상 급식은 흔들림 없이 정착돼야 하며 누리 과정에 대한 국고 지원 약속도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