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연금 토론회 개최…공무원연금 개혁엔 공감대
국민·공무원연금 소득대체율 50%선으로 '중향평준화' 제시
소득재분배 기능을 반영해 2080년부터 국민연금과 동일한 수준으로 설계된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정안에 대해 OECD 최고 수준의 노인빈곤과 급격한 고령화 추세, 민간보다 낮은 공무원 보수수준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이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공적연금의 합리적 개편을 위한 국회토론회'에 나선 전문가들은 공무원연금 제도 개혁은 불가피하다고 동의하면서도 여당 개혁안에 대해서는 혹평을 쏟아냈다.
이미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이 50%를 밑도는 상황에서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맞추는 것은 '하향평준화'로 공무원들의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원 취지에 반한다는 지적이다.
소득대체율은 전 생애 평균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의 비율로 30년 납입 기준으로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의 소득대체율은 현재 각각 30%와 57% 수준이다.
양재진 연세대 교수(행정학)는 새누리당의 개혁안에 대해 "현행 퇴직수당을 민간의 퇴직금 수준으로 올려 '퇴직수당연금'으로 도입하고 재직자에게 신규 공무원에 적용되는 제도로 갈아탈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은 결과 전체적으로 총 재정 절감 효과도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민간의 퇴직금(연금)에 상응하는 퇴직수당을 도입하기보다는 공무원연금의 보장성을 덜 깎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성희 고려대 연구교수(노동대학원)는 박유성 고려대 교수(통계학)의 미발표 논문을 근거로 한국개발원(KDI)의 공무원연금 재정 추계의 적자 규모가 연간 3천억∼10조 원 가량 과도하게 전망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개혁안이 KDI의 재정 추계를 근거로 설계된만큼 문제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두 전문가는 과거 노무현 정부 당시 논의된 국민연금의 목표 보장수준인 '소득대체율 50%'를 공무원연금에 적용하고 이미 깎인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다시 50%선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소득대체율 50%는 국민연금의 급여수준은 올리되 공무원연금은 내리는 것이므로 '중향평준화'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 전문가들은 현행 공무원연금 개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공감을 표시했다.
양 교수는 "공무원연금의 재정 안정화를 위해서 납입액 인상, 연금액 삭감, 지급개시연령 상향조정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고, 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연금 간 형평성 문제로 인해 공무원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개편하는 대안이 요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국노동위원회, 노웅래·이인영 의원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 인사말에서 "공적연금 개편이 필요하다는 정부 입장을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이해 당사자인 공무원들조차 배제한 체 군사작전하듯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공적연금 개혁은 분명하게 반대한다"고 거듭 밝혔다.
그러면서 "공적연금 개혁에 있어서 속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적 합의 그리고 방향일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를 향해 "보다 진솔하게 설명하고 적극적으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설치를 거듭 제안하며 △공적연금의 적정 노후소득 보장 △공적연금의 지속가능성 확보 △세대 간 사회적 연대 강화 등 공적연금 개편의 3대원칙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