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관리대상 고액재산 피상속인 기준 30억→50억
종교인 과세 논의 지지부진…파생상품 양도세율 조정 '난항'
-2015년 예산안 국회 본회의 부의 'D-6'-
해외 애플리케이션들에 대한 부가가치세 과세제도가 도입될 전망인 가운데 해외 애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이 부가가치세를 미납하더라도 추가로 가산세를 내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해외 애플리케이션들에 대한 과세가 처음 이루어지고 이들의 사업장이 국외에 있어 가산세 부과가 시기상조일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해외 애플리케이션들이 세금을 내지 않을 경우 제재를 할 수단이 사라지는 만큼 제도 실효성에 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과세관청 행정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재산가액 30억원 이상인 피상속인들이 늘어나 앞으로는 상속세 탈루 조사 등 사후관리의 대상이 되는 재산가액 기준금액이 5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조세소위 논의 결과 이 같은 내용의 법안들을 수용하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해외 애플리케이션, 부가세 미납시 가산세 부과 없다 = 우선 해외 애플리케이션 업자가 부가세를 미납할 시 무신고가산세와 납부불성실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는 정부 국세기본법 개정안에 여야 의견이 일치해 잠정 합의됐다고 전해졌다.
당초 국내 오픈마켓을 통해 유통되는 애플리케이션들의 경우 국내, 해외를 막론하고 부가세가 과세되어왔으나 해외 오픈마켓을 통해 공급되는 해외 애플리케이션들에는 부가세가 과세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국내 업자에게만 차등적으로 부가세가 과세돼 부담이 가중되고 국내 애플리케이션들의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또한 구글 플레이, 애플 앱스토어가 국내 애플리케이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80%에 달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과세로 연간 350억원의 추가 세수가 기대된다는 것이 정부의 부가세법 입법 취지 중 하나다.
하지만 이들 해외 애플리케이션 사업자들이 국내에 사업장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을 미루어볼 때 부가세를 안내더라도 가산세 추징이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제조 도입 초기에는 해외 애플리케이션들이 판매하는 전자적 용역에 가산세를 면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국세기본법 정부개정안을 마련했다.
조세소위는 이러한 취지에 공감해 이러한 정부안을 통과시키기로 잠정 합의했다는 것이 조세소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앞서 조세소위는 지난 21일 해외 애플리케이션에 대해 부가세를 매기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한 조세소위는 사후관리대상이 되는 고액재산 피상속인의 기준이 상향 조정하는 방안(정부안)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피상속인의 상속재산 가액이 30억원 이상이고 이를 상속받은 자의 주요 재산이 상속개시 후 5년 이내에 현저하게 증가했을 때 세무서장이 그 정당성 여부를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97년에서 2013년까지 피상속재산 가액이 30억원을 초과하는 피상속인은 172명에서 811명으로 약 5배 가까이 증가했고, 비율도 1997년 6.1%에서 2013년 17.5%로 늘어났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행정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지난 세법개정안에 이러한 사후관리대상 피상속인 고액재산 기준을 30억원에서 50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발표했고 조세소위 여야 의원들도 이 같은 정책 취지를 공감해 잠정 합의한 것.
조세소위 관계자는 "과세관청의 제한된 인력을 고려할 때 현행 고액 상속인 기준은 관리능력 이상"이라며 "사후관리 대상자가 확대되는 측면을 고려할 때 이러한 개정안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개인사업자 중 간편장부 대상자인 보험모집인, 방문판매원, 음료품 배달원들이 기부하는 기부금에 세액공제를 허용하는 법안(정부안)도 잠정 수용됐으며, 해외재산에 대한 자신신고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정의당 박원석 의원안)도 통과시키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 종교인 초청 간담회 개최…여전히 '불통' = 한편 지난 24일 조세소위는 소득세법에 대한 법안 심의에 들어갔지만, 종교인 과세안에 대해서는 논의하지 않고 뒤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4일 조세소위는 천주교, 불교, 개신교 종교인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지만 여전히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알려진 상태.
천주교, 불교, 개신교 대부분 종파는 종교인 과세 법제화에 의견을 같이 했지만 개신교 일부에서 반발하고 나섬에 따라 이들에 대한 설득을 진행한 뒤 차후 재논의에 나서겠다고 강석훈 조세소위원장은 밝혔다. 이에 조세소위 여야 의원들은 종교인 과세에 대한 부분은 논의에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추후 재논의한다는 것이 조세소위 관계자의 전언.
이 밖에 조세소위는 파생상품 차익에 양도세를 부과하는 새누리당 나성린 의원안에 대한 심층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주 조세소위를 통해 파생상품에 대한 양도세 부과에는 찬성했지만, 나 의원안인 10% 세율에는 동의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는 나 의원안대로 10%의 세율을 적용할 경우 이자배당소득 원천징수세율인 14%보다 낮아져 과세 형평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20%의 양도세 도입을 제안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파생상품 양도세에 관한 논의는 추후 재검토 때 다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