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뉘엇뉘엇 저물어갈 무렵 대한민국의 근로자들이 잊지 말아야하는 것이 있다.
바로 '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리는 '연말정산'이다.
매년 3월 근로자들을 울고 웃게 만드는 연말정산은 근로자들이 1월부터 12월까지 한해동안 원천징수로 낸 세금을 정산해 덜 낸 부분은 더내고, 더 낸 부분은 돌려받는 제도다.
평소 각종 소득·세액공제를 알아두고 증빙서류를 부지런히 챙긴다면 13월의 월급을 받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올해는 의료비, 교육비 등 각종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변경돼 직장인들이 신경써서 챙겨야 하는 부분이 늘어났다. 공부할 부분이 조금 더 늘었지만 미리 해당 부분들을 체크한다면 내년 3월에는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 있다.
알면 더받고 모르면 눈물 고이는 연말정산.
조세일보(www.joseilbo.com)와 함께 차근차근 알아보자.
□ "연말정산, 지금부터 준비하세요" = 한해가 끝나고 새해가 시작되는 이 시점(12월말~1월초)이 바로 연말정산을 대비할 수 있는 적기다.
한해 동안 내가 쓴 돈이 세법상 공제대상에 속하는지와 연말정산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를 미리 알아두어야만 우왕좌왕하지 않고 13월의 월급을 두둑히 챙길 수 있게 된다.
국세청에서는 근로자가 편리하게 연말정산을 할 수 있도록 누리집(www.nts.go.kr)에서 '연말정산 자동계산 프로그램', 'e-Learning 동영상', '대화형 소득공제 자기검증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내년 1월15일부터 의료비, 교육비 등 증명자료를 일괄적으로 발급받을 수 있는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근로자는 연말정산간소화 홈페이지(www.yesone.go.kr)에서 소득, 세액공제 증명서류를 일괄적으로 간단하게 발급받을 수 있다.
한해 동안 원천징수로 세금을 내온 근로자는 그 다음해 3월분 급여일에 정산된 세금과의 차액을 받거나 내게 된다. 이를 위해 2월분 급여를 받기 전까지 소득·세액공제신고서와 증빙자료를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발급받은 증빙자료를 소득·세액공제신고서와 함께 다음달인 2월 급여분 지급일 전까지 회사에 제출해야한다. 회사는 연말정산 소득세액공제 내역을 확정해 세액을 계산하고 2월분 급여 지급시까지 확정된 세액을 정산해 연말정산을 완료하게 된다.
이후 회사는 근로자에게 2월 말일까지 원천징수영수증을 발급하게 되며 근로자는 3월분 급여를 통해 환급금을 수령하거나 차감당하게 된다.
□ 올해 연말정산, 작년과 이렇게 다르다 = 작년 정기국회에서 통과된 세법개정안들에 따라 올해 연말정산은 지난해와 많은 점이 달라졌다.
올해는 소득공제가 적용되던 많은 부분이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연봉을 많이 받을수록 불리해지고 연봉을 적게 받을수록 유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자녀양육과 관련된 추가공제 항목인 6세 이하 자녀, 출생·입양자녀, 다자녀추가공제가 자녀세액공제로 전환됐다. 자녀 1명은 15만원, 2명은 30만원, 3명은 50만원이 세액공제된다. 다만 자녀장려세제(CTC)와 중복해서 적용받을 수 없다.
기존에 소득공제를 적용받던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 지출분은 15%의 세액공제를 적용받고 3000만원을 초과하는 기부금은 25%를 세액공제 받는다. 보장성보험료와 연금계좌납입액도 12%를 세액공제받도록 개정됐다.
서민과 중산층 주거비 경감을 위해 월세액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는 법이 올해 정기국회를 통과해 소급적용됨에 따라 공제대상과 요건이 완화됐다.
총급여 기준이 종전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상향되고, 500만원 한도에서 월세액의 60%를 소득공제하던 것이 750만원 한도에서 10%인 75만원까지 세액공제 되도록 개정됐다. 또한 종전에 무주택 세대주인 근로자만이 대상이었으나, 세대주가 주택자금공제나 주택마련저축공제를 받지 않은 경우 세대구성원인 근로자도 공제가 가능하도록 바뀌었다.
아울러 월세액 외의 보증금에 대해 확정일자를 받도록 하던 규정이 삭제돼 주택임대차계약증서상의 주소지에 전입신고만 하면 되도록 했다.
신용카드 등의 소득공제의 일몰기한이 2016년 말까지 2년 연장되면서 이번 연말정산에서도 공제가 적용된다. 직불카드, 현금영수증, 전통시장, 대중교통 사용분에 대해 2013년 연간 사용액의 50%보다 2014년 하반기 사용액이 큰 경우 그 증가사용분에 대해 10%를 추가 공제해 총 40%가 적용된다.
근로자의 재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3월 출시된 '장기집합투자증권저축'(일명 '소득공제장기펀드')에 대한 소득공제가 신설됐다.
연간 600만원 한도 내에서 납입이 가능하며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 받을 수 있어 최대 24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전년도 총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가입할 수 있으며, 향후 해당연도 총급여가 8000만원 이하가 될 때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일용근로자와 종합소득합산대상 타소득이 있는 근로자는 가입대상에서 제외된다. 만약 타 소득이 있는 근로자가 소장펀드에 가입할 때는 '가입 부적격자'로 분류돼 환급받았던 세금을 토해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가산세까지 추징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