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을 낳은 '정윤회 동향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 권력암투설의 당사자들. 박근혜 대통령의 전 비서실장 정윤회씨(왼쪽)와 박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 EG회장
◈ '정윤회 문건' 파문은 '자작극'…국정농단 의혹 수사 중간수사발표
검찰은 5일 국정농단 의혹을 야기했던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에 대해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경정)이 허위로 보고서를 만든 '자작극'으로 결론 내렸다.
청와대 권력 투쟁과정에서 이 둘이 떠도는 풍문을 과장해 보고서를 만들고 유출시켰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이른바 '십상시'의 실체에 대해서도 정기적 비밀회동이 없었다는 점을 들어 사실무근으로 판단했고, 시사 주간지에 보도된 박지만 회장 미행설 역시 실체가 없는 것으로 밝혔다.
하지만 왜 이들이 대통령 기록물이라는, 특급비밀에 해당하는 문서를 작성하고 유출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했다. 또한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과 정윤회씨의 인사개입 논란, 박지만 EG회장과의 권력 암투설 등에 대해서도 조사되지 못했다. 그저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의 '일탈'이 사건을 일파만파 번지게 했다는 결론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검찰 수사결과 중간발표에 대해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은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힘을 실었다.
박대출 대변인은 "'조응천 주연-박관천 조연'의 '허위 자작극'으로 드러났다. 정보를 다루는 직원이 근거 없는 풍설과 미확인 정보를 '동향보고'란 청와대 그릇에 담아 혼란을 야기 시킨 일탈행위라는 것"이라며 "실체 없는 유령에 휘둘려 국정 혼란이 야기된 데 대해 분노를 넘어 허탈감마저 지울 수가 없다"고 조 전 비서관과 박 경정을 몰아세웠다.
특히,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에 대해 "실체 없는 의혹 만들기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습관성 구태공세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새정치연합을 비롯한 야당은 검찰수사결과 중간발표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특검과 국정조사를 압박하고 나섰다.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검찰은 박 대통령의 수사 가이드라인대로 비선실세 국정농단이 없었다고 청와대 맞춤형 결론을 내렸다. 진상규명은 없고 상명하복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의 즉각적인 경질과 특검을 압박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십상시의 실체, 국정농단의 진실, 청와대를 둘러싼 권력 암투의 실상, 최 경위 자살, 청와대 회유 의혹, 문체부 국·과장 인사, 유진룡 전 장관의 증언 등 그간 제기된 모든 의혹과 논란 중 단 한 가지도 그 진실이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며 "더욱이 박 경정이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엄청난 일을 저질렀는지 납득 가능한 범행동기도 설명되지 않고 있다"고 거듭 국정조사 및 특검을 압박했다.
◈ '당권'을 향한 두 남자…文-朴의 치열한 신경전
새정치민주연합의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2.8전당대회의 예비경선(컷오프)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실상 강력한 당권주자인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유력 주자인 박지원 후보를 비롯한 나머지 3명의 후보들이 '문재인 때리기'에 나서고 있는 것.
박 후보와 컷오프 통과가 아슬아슬한 박주선, 이인영, 조경태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대선 패배 책임론'을 들고 나와 '당권 포기'냐, '대선 포기'냐로 압박하고 있다.
5일 전북도당의 단배식에서 문 후보의 강력한 라이벌인 박 후보는 "실패하고 좌고우면하고 할 말을 하지 않는 지도자는 당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심성 좋고 맑으신 분은 대통령 후보가 되는 것이 좋다"며 문 후보의 당대표 출마 포기를 거듭 종용했다
하지만 이 같은 비문들의 공세에 문 후보는 "당권은 다른 분에게 주고 저에게 큰 정치를 하며 다음 대선을 준비하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지금 우리 당의 상황이 그럴 수 있을 정도로 안이하지 않다"며 반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문 후보는 "특히 저는 당에서 큰 혜택을 받은 만큼, 당을 살리는 데 몸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