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가장 서러울 때가 몸이 아픈데도 꾸역꾸역 출근을 해야할 때일 것이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산더미 같은 일에 파묻힐 수밖에 없는 직장인들에게 병원비는 또 다른 부담이다.
혹여 연로하신 부모님과 어린 자녀들에게 들어가는 병원비까지 더한다면 부담은 2배, 3배가 된다.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솟구치는 물가에 병원비까지 '억' 소리가 절로 나오지만 연말정산 때는 그나마 상황이 달라진다.
본인 병원비에 부양가족 병원비까지 모두 연말정산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평소에는 병원비에 허리가 휘었더라도 연말정산 시즌 때 만큼은 조금이나마 미소를 되찾을 수 있다.
□ 의료비 세액공제, 어떻게 달라졌나? = 교육비와 의료비 등 특별소득공제 항목이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연말정산을 해야하는 근로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속내용을 알고 나면 그리 어렵지도 않다.
공제한도와 공제요건 등에서는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으며 공제율과 달라진 계산방법 등만 숙지하면 된다.
의료비 세액공제 요건은 소득공제와 마찬가지로 총 급여에서 3%를 초과한 금액에 대해서만 공제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총 급여가 2400만원인 근로자 A씨의 경우 의료비로 72만원 이상을 지출해야 공제가 가능하다.
여기서 유의할 점은 A씨가 100만원을 의료비로 지출했다고 해서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72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만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본인과 65세 이상 혹은 장애인 부양가족이 지출한 의료비에 대해선 한도가 없으며 그 외 부양가족(배우자·자녀 등)에 대해선 연 700만원의 한도가 적용된다. 공제율은 15%이다.
계산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그 외 부양가족이 지출한 의료비가 총급여액 3%보다 적을 경우 '(본인 의료비+65세 이상+장애인) - (총급여액 3% - 그 외 부양가족)'으로 계산한다.
그 외 부양가족이 지출한 의료비가 총급여액 3%보다 많거나 같을 경우 '(본인+65세 이상+장애인) + (그 외 부양가족-총급여액 3% 혹은 700만원 중 적은 금액)'으로 계산한다.
얼핏보면 복잡해보이지만 계산방법대로 대입만 한다면 쉽다.
예를 들어 총 급여 2400만원 근로자 A씨가 본인과 65세 이상 아버지에 대한 의료비를 100만원을 지출하고 배우자와 어린 자녀의 병원비로 50만원을 지출했다면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그 외 부양가족에 해당하는 배우자와 자녀의 병원비가 총급여액의 3%인 72만원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첫 번째 방식으로 계산하면 된다. '본인과 아버지가 지출한 병원비 100만원 + (총 급여액 3%인 72만원 - 그 외 부양가족 의료비 50만원)을 적용하면 122만원의 공제대상 금액이 나온다.
여기에 공제율 15%를 곱해주면 18만3000원의 금액이 나오는데 이것이 최종적으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 안경은 되고, 성형수술은 안된다고? = 의료비 세액공제는 단순히 병원에서 지출한 진료비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의약품을 구입하거나 장애인 보장구 구입·임차 비용에 안경을 구입한 것까지 공제가 가능하다.
안경과 콘텍트렌즈 구입비용은 1명당 50만원 이내에서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의사나 치과의사, 한의사 등의 처방에 따른 의료기기 구입비용이나 임차 비용, 보청기 구입비,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0조 제1항에 따라 실제 의료비로 지출한 본인 일부부담금도 공제 대상이다.
하지만 병원에서 지출한 의료비라고 해서 무조건 다 공제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용이나 성형을 목적으로 한 비용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며 아무리 약국에서 구입했더라도 건강식품 구입비용은 공제를 받을 수 없다.
최근 사람들이 많이 가입하는 실비의료보험의 경우 연말정산과 중복해서 공제를 받기 어렵다. 진료비를 미리 지불한 후 보험회사에서 받은 실비는 공제대상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임산부에게 진료비를 지원하는 '고운맘카드'로 지출한 의료비도 공제대상이 아니며 산후조리원이나 간병인에게 개인적으로 지급하는 비용도 공제받을 수 없다.
진단서 발급비용이나 외국 병원에서 지출한 의료비도 공제대상이 아니다.
□ 의료비 세액공제 제출 서류는 무엇? = 의료비 세액공제에 필요한 서류는 오는 15일부터 국세청에서 제공하는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www.yesone.go.kr)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에는 의료기관과 약국에 지급한 의료비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의한 본인부담금, 안경과 콘텐즈렌즈 구입비, 보청기와 장애인 보장구 구입비, 의료기기 구입·임차비용 등 증빙자료를 뽑아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간혹 의료기관이나 약국, 판매처의 실수로 지출내역 등이 누락되는 경우가 있어 빠진 항목이 있다면 병원이나 약국, 안경점 등에 직접 연락해 영수증이나 납입확인서 등을 요청하면 된다.
근로자는 연말정산간소화서비스에서 출력한 의료비 지출내역과 관련 기관 등에서 받은 영수증을 첨부해 원천징수의무자(회사)에 제출하면 된다.
[Q&A]의료비 공제의 모든 것
Q. 국세청에서 발행하는 근로소득자 소득·세액공제증빙서류상 금액이 실제 지출한 의료비 금액보다 훨씬 적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의료기관 등이 국세청에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거나 본인이 법에 따라 자료가 국세청에 제출되는 것을 거부하는 경우 등의 사유로 국세청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에서 발급한 근로자 소득·세액공제증빙서류와 실제 지출한 의료비금액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연말정산간소화 홈페이지에 있는 의료비 금액이 부족하거나 누락된 경우에는 해당 병의원 또는 약국 등에서 정확한 영수증을 발급받아 소득·세액공제신고서의 '기타'란에 기재해 이를 소속 회사에 제출하면 의료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Q. 의료비 세액공제는 지출한 연도에 받는 것인지, 아니면 진료받은 연도에 받는 것인지요?
A. 의료비 세액공제는 지출한 연도에 적용을 하는 것입니다. 만일 2014년 12월 공제 대상 의료 진료를 받았으나 의료비 지출은 2015년 1월에 이루어진 경우라면 2015년 귀속 연말정산시 세액공제를 적용하는 것입니다.
Q. 형님이 부양가족공제를 하고 있는 아버님의 수술비를 차남인 제가 직접 부담한 경우 의료비 세액공제를 제가 받을 수 있는지요?
A. 의료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본인의 기본공제대상(나이 및 소득금액 제한 없음)이 아닌 직계존속에 대한 의료비는 공제대상이 아닙니다. 형님의 경우에도 아버님의 의료비를 부담하지 않았으므로 의료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Q. 맞벌이 부부가 배우자를 위해 지출한 의료비의 경우 의료비 세액공제를 근로자 본인이 받는 것인지, 아니면 진료를 받은 배우자가 받는 것인지요?
A. 맞벌이 부부가 배우자를 위해 의료비를 지출한 경우에는 이를 지출한 근로자 본인이 의료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진료를 받은 해당 배우자가 의료비 세액공제를 받는 것이 아닙니다.
Q. 맞벌이 부부의 부양자녀에 대한 의료비 세액공제는 누가 받나요?
A. 맞벌이 부부의 경우 부양자녀에 대하여 지출한 의료비는 자녀에 대한 기본공제를 받는 자가 지출한 것만 의료비 세액공제가 가능합니다. 다른 자의 기본공제를 적용받은 부양가족을 위해 본인이 지출한 의료비는 세액공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일 남편이 부양자녀에 대하여 기본공제를 받고, 부인(배우자)이 부양자녀에 대한 의료비를 지출했다면 남편이 실제 의료비를 지출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남편은 공제를 못받게 되고, 부인(배우자)은 다른 자의 기본공제를 적용받은 부양가족을 위해 본인이 지출한 것이 되기 때문에 부인(배우자) 역시 의료비 세액공제를 못받게 됩니다.
Q. 연도 중에 장애인 판정시 판정일 이후 지출분만 장애인 의료비로 보는지요?
A. 장애인에 대한 의료비는 과세연도 종료일 현재 장애인 복지법에 의한 장애인으로서 장애인 등록증이 있는 경우에는 과세연도 기간 중에 지출한 의료비 전액에 대하여 장애인의료비로서 소득공제 가능합니다. 따라서 연도 중에 장애인으로 판정되면 장애인등록 전에 지출한 의료비도 장애인의 의료비로 공제 받을 수 있습니다.
Q. 따로 살고 계신 부모님을 위해 의료비를 지출했는데, 본인이 부양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의료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지요?
A. 공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생계를 같이 하지 않는 부모님은 본인이 실질적으로 부양하는 경우에 한하여 본인의 기본공제대상이 되는 것이므로 본인이 부양하지 않아 기본공제대상자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부모님에 대해선 의료비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