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20명 성명 발표 "헌법과 의회민주주의 훼손해선 안 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놓고 29일 당 최고위원회가 긴급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비박계 재선 의원 20명이 제동을 걸면서 당 내홍이 위기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비박계 재선 20명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의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 "최고위원회가 일방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들 재선 의원들은 "원내대표는 당헌에 따라 의원총회를 통해 선출되었고, 최근 당·청 갈등 해소에 대한 약속도 있었다"며 의원들의 총의 없는 결정을 반대했다.
이는 앞서 지난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유 원내대표 '사퇴'를 압박했음에도 유 원내대표를 재신임한 바 있는 의원들의 결정을 거듭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메르스와 민생경제 악화로 국민의 안전과 생활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정치는 급속히 경색되고 당청 갈등은 심화되어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후 당은 의총을 통해 이를 존중하고 당·청 화합에 대해 강력하게 주문했고, 당 지도부는 원내대표의 사과를 비롯해 앞으로의 긴밀한 협의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의총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이를 무색케 하면서 원내대표 사퇴를 주장해 당내 분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헌법과 법률, 새누리당 당헌에 나와 있듯 의회민주주의와 정당민주주의는 우리가 지켜야 할 최고의 가치"라며 "금일 최고위원회 논의과정에서 우리가 지키고 키워왔던 의회민주주의와 당내민주주의는 결코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당내 화합에 힘써야 할 최고위원회가 당내 분란의 빌미를 주어서는 더욱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들은 "국민의 아픔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리더십이 필요할 때"라며 "국정동반자인 당·청이 화합해야만 국정이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다"면서 "지금 우리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오로지 국민을 위해 당내화합과 원활한 국정운영을 회복시키고자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성명서는 김용태 의원을 비롯한 재선 의원들이 모임을 갖고 성명서 내용을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명서에 참여한 의원은 강석호, 권성동, 김성태, 김세연, 김영우, 김용태, 김학용, 나성린, 박민식, 박상은, 신성범, 안효대, 여상규, 이한성, 정문헌, 정미경, 조해진, 한기호, 홍일표, 황영철 등 총 39명의 재선 의원 중 20명이 서명했다.
한편, 김무성 대표는 이날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문제를 최종결정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김 대표는 경기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후에 예정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언급한 뒤 "오늘 회의에서 모든 것을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종 결정은 의총에서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면서 "이런 일이 있으면 당 지도부의 의견조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