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가 제때에 조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은 경우 미납 시부터 일정율의 가산세 명목의 불이익이 가해진다.
납부한 납세자와의 형평과 금전의 시간적 가치를 인정한 결과이다. 가산세 부과 자체에 대하여 이의를 다는 납세자는 없을 것이다.
현재 우리 세법상 미납부가산세 비율은 10.95%이다. 반면 국가의 조세부과가 위법하여 취소되거나 무효인 경우에는 이미 납부한 세금이 있다면 되돌려 줄 때도 미납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자 상당을 붙여 반환하여야 하는 것이 균형이 맞는다.
그런데 환급가산금의 비율은 종전 2.9%에서 현재 연 2.5%로 하향조정되어 있다. 근래의 경기상황과 금리를 반영한 결과이다. 환급가산금 비율은 기획재정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이율에 따르도록 되어 있다.
환급가산금비율은 금리의 변동에 따라 수시로 조정되고 있다. 그런데 미납부가산세율은 요지부동이다. 납세자로서는 납부가 늦은 경우에는 잘못된 세금 돌려받을 때의 4배가 넘는 돈을 물어야 한다. 전형적인 '놀부식 셈법'이다.
물론 국가의 조세채권은 재정목적이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일반채권채무관계와 동일시 할 수 없는 특성이 있고 납세자들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를 받아 들여왔다.
그러나 조세법률관계가 종래 전형적인 권력관계에서 조세채권채무관계라고 인식이 변하고 있는 만큼 강제적, 권력적 요소는 필요한 한도에 그쳐야 맞다.
국세환급금가산율에 대한 외국의 예를 보자. 일본은 2015년부터 연 1.8%(가산세율 2.8%), 독일은 연 6%, 미국은 연방 단기이자율에 개인은 3%, 법인은 2%를 가산한다.
미국은 1998년까지는 미납부세액에 대한 이자율이 1% 정도 높았으나 그 이후 법개정으로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다. 대체로 환급가산금 적용이율이 미납부가산세율보다 높게 적용하는 경우가 많기는 하나 그 차이가 크지 않다.
현재 한국은행 금리가 2.5% 정도인 것에 비교하면 미납부가산세율은 너무 높다. 같은 돈인데 차별이 너무 심하다. 현재 이율의 차이 4배는 헌법상의 과잉금지 원칙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다.
국세환급가산금율이 시중의 금리에 따라 연동하여 변하는 것처럼 미납부가산세율도 연동하도록 규정하는 것이 당연하다. 어려운 작업도 아니다. 미납부가산세율을 더 높게 책정하였다고 문제가 될 여지는 적다.
그러나 납세자의 입장에서 4배라는 이율의 차이를 납득하겠는가? 납세자가 심히 부당하다고 인식하는 이율의 차이로 인하여 증가되는 세수보다 납세자가 갖는 싸늘한 눈초리가 조세행정을 더 어렵게 할 것이다. 그 부당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번에는 고쳐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