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오른쪽 결장암 수술법의 단점을 해결한 새로운 ‘맞춤수술법’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민병소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대장항문외과 교수팀은 2000년 7월부터 9년간 773명의 결장암 환자에게 맞춤형 새 결장암 수술법인 변형완전결장간막절제술 및 중심혈관결찰술(mCME)을 시행한 결과 5년생존율은 84%, 무병생존율은 82.8%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기존에 국제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독일 호헨버거 교수의 결장암수술법인 완전결장간막절제술 및 중심혈관결찰술(Original CEM)의 5년생존율, 무병생존율, 재발률 등과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우수한 결과다.
결장암은 아직 국제적인 표준치료법이 없다. 결장암 수술법의 선구자 중 한 명인 호헨버거 교수의 수술법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조금씩 다른 수술법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환자의 상태와 무관하게 결장을 많이 절제해야 하기 때문에 회복속도가 느리고 예후도 좋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또 췌장의 뒷면 등 접근이 어려운 부분을 많이 절제하기 때문에 개복(開腹)수술 외에 복강경이나 로봇수술로는 실행하기 어렵다.
반면 민 교수의 새 수술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절제하는 범위를 다르게 한다. 수술 뒤 5년 간 추적관찰 결과 생존율, 무병생존율, 재발률 등이 호헨버그 교수의 수술법과 비슷했다. 수술 범위가 상대적으로 작은 환자가 많은 점을 고려할 때 진일보된 수술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복수술뿐만 아니라 복강경이나 로봇수술로도 가능하다는 점은 차별화된 특징이다. 덕분에 대장외과 전문의들이 일정 기간만 훈련을 받으면 따라할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외과 분야에서 인용지수가 가장 높은 국제학술지 ‘외과학연보(Annals of Surgery, 인용지수=7.188)’에 실렸다. 민 교수는 최근 미국 네쉬빌에서 열린 미국위장관내시경수술학회(SAGES)에 초청돼 새 결장암 수술법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결장암의 표준수술법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 수술법이 권위 있는 학술지에 게재되고 미국 학회에서 발표된 것은 결장암 표준수술법 후보의 하나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며 “개복 외에 복강경·로봇으로도 수술이 가능하고 외과 의사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어 표준수술법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결장암은 전체 대장(길이 약 150㎝)의 90%(약 135㎝)를 차지하는 결장에 생긴 암이다. 직장암은 항문 근처에 발생한다. 연세암병원이 1991~2014년 수술 환자 1만1500여명을 분석한 결과 1995년까지는 결장암과 직장암 환자 비율이 50대50으로 나타났지만 2011~2014년 62.5대37.5로 결장암 비율이 급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