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개 주요 은행의 상반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농협은행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환은행은 당기순이익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11일 신한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외환은행 등 6개 주요 은행의 2015년 상반기 경영공시를 분석한 결과 농협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은 전년 상반기에 비해 이익이 증가한 반면 신한은행 우리은행 외환은행은 감소했다.
농협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008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203억원보다 150% 급증해 주요 은행들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013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740억원임을 감안하면 2년 만에 이익 규모가 4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농협은행의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데는 순이자수익과 순수수료수익이 고르게 늘어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순이자수익은 2조92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 증가했고 순수수료수익은 19.09% 증가한 1865억원을 시현했다.
총자산순이익률(ROA)와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각각 0.16%포인트와 2.38%포인트 오른 0.27%와 3.97%를 기록했다.
ROA와 ROE는 총자산과 자기자본으로 당기순이익을 얼마나 올렸는지 가늠하는 지표로 농협은행이 그만큼 자산과 자기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방카수수료가 489억원으로 은행권 1위를 달성하는 등 방카슈랑스, 수익증권, 신탁, 퇴직연금 등 수수료 사업의 성장이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서정호 선임연구위원은 "이자이익이 떨어지는 등 은행권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비이자부문 역량을 강화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2분기 중 영업실적(자료)'에 따르면 이자이익은 지난해 4분기 이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고, 2분기 이자이익은 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억원이 줄었다. 하지만 비이자이익은 2분기에 2조5000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1조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도 비이자이익 부문의 호조로 실적이 개선됐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30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324억원보다 37.15% 증가해 두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013년 상반기 순이익 3711억원에 비하면 97% 늘었다.
국민은행은 순이자수익은 소폭 줄어든 반면 비이자부문인 순수수료 수익은 크게 증가해 수익성 다각화에도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순이자수익은 2조36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 줄었다. 하지만 순수수료수익은 5956억원으로 17.2%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전반적으로 건전성이 양호한 상태에서 비이자부문의 영업을 강화하면서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ROA와 ROE는 각각 전년 동기보다 0.10%포인트와 1.26%포인트 향상된 0.53%와 7.09%를 나타냈다.
하나은행의 경우 상반기에 5606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보다 0.7%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인 ROA와 ROE는 각각 0.06%포인트와 2.41%포인트 하락한 0.66%와 9.02%를 기록했다.
반면 외환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외환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31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053억원보다 24.23% 감소해 6개 주요 은행 가운데 이익 감소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지표도 덩달아 하락했다. ROA와 ROE 모두 각각 0.08%포인트와 0.80%포인트 하락한 0.36%와 4.61%를 나타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라 이자이익이 감소한데다 경기부진으로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늘었다"며 "카드사 분사에 따른 순익 감소도 실적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8419억원)보다 6.13% 하락한 79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익성 지표는 2년 연속 개선된 양상을 보였다. 2013년 상반기 0.62%였던 ROA는 지난해 상반기 0.71%, 올해 상반기 0.8%로 각각 올랐다. ROE 역시 2013년에 7.76%에서 지난해 8.75%, 올해 상반기 9.0%로 개선됐다.
우리은행은 상반기에 5170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의 5260억원보다 1.7% 떨어진 수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민영화 계획에 따라 매각된 증권 계열 자회사와 분할된 지방은행 관련 손익(법인세 환입 포함)을 제외하면 24%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