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모바일 혁명에 이은 핀테크의 발달로 카드시장에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예상되자 핀테크를 활용한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카드는 모바일 단독카드를 가장 먼저 내놓으며 기선잡기에 나섰고 BC카드는 업계 최초로 모바일카드의 핵심 인프라인 보안솔루션을 자체개발해 앞서 나가고 있다. 삼성카드는 카드사 최초의 차세대 간편결제 수단 '삼성페이'를 지난 20일 출시했으며 현대카드와 신한카드는 고객편의를 높이는 서비스 개발과 핀테크 인프라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중국 유니온페이와 협약을 맺는 등 퍼플오션인 외국 핀테크 시장진출을 엿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핀테크는 2010년 모바일 혁명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붐이 일기 시작했다"며 "이제 핀테크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흐름이 됐고 때문에 이를 거스르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핀테크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 질 것임을 예고했다.
□ 하나카드, 모바일 단독카드로 미래 비즈니스 창출
하나카드는 업계 최초로 플라스틱 카드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카드결제를 할 수 있는 모바일 단독 신용카드 '모비원'을 지난 5월 선보이며 카드업의 미래 비즈니스 모델창출에 나섰다. 2년 전에는 세계 최초로 모바일 단독 체크카드인 '바로'를 출시하며 앞서 나간 바 있다.
하나카드 정해붕 사장은 "모비원은 금융과 통신이 융합된 핀테크의 진정한 효시모델"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이로써 신용카드는 1950년 세상에 모습을 갓 드러낸 이후 처음으로 플라스틱 옷에서 벗어나 진정한 혁신기를 맞이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하나카드는 작년 12월 빅데이터 전담팀을 구성해 핀테크 활용성 증대방안 마련과 신사업 모델창출에 몰두 중이다.
□ BC카드, 보안솔루션 자체개발로 업계 기선 제압
BC카드는 국내 최초로 EMV(Europay·Master·Visa)규격에 맞는 모바일카드 보안솔루션인 '토큰'을 자체개발해 지난 3월 공개한 뒤 최근 베타테스트에 들어가 보안분야에서 기선을 제압하고 나섰다.
BC카드 관계자는 "토큰방식은 실제 카드번호와 연계된 가상 카드번호를 이용해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부정사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게 특징"이라며 "EMV규격에 맞아 해외에서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모바일카드를 사용 할 수 있는 길을 트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모바일카드에 있어서 완벽한 보안솔루션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BC카드는 이와 함께 완벽한 보안솔루션이 카드핀테크 성공의 열쇠라고 보고 생체정보를 활용한 모바일카드 본인인증 서비스 서버를 구축하고 다양한 인증방식을 개발 중이다. 오는 9월부터 모바일카드 지문인증 서비스를 도입하고 이번 10월에는 목소리인증 서비스를, 내년 2월에는 안면인증 서비스를 제공해 인증방식에서 멀찌감치 앞서 간다는 전략이다.
□ 삼성카드, 삼성페이로 국내외 간편결제 시장 공략
삼성카드는 간편결제 수단인 '삼성페이'를 통해 카드사용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국내 카드시장은 물론 해외시장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삼성페이 정식서비스는 이달 20일 런칭됐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페이팔, 애플페이, 알리페이 등 간편결제 수단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며 "삼성카드는 이들 외국산 간편결제 수단의 국내침공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해외시장을 이끌겠다는 포부도 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의 간편결제 수단은 온라인과 일부 오프라인으로 결제범위가 한정됐으나 삼성페이 출시로 이제 온 · 오프라인 전역으로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삼성페이는 간편결제 수단 가운데 최초로 근거리무선통신(NFC)기술과 기존 카드단말기 결제방식인 마그네틱 보안전송(MTS)기술을 동시탑재해 호환성을 높였다.
□ 현대카드, 고객편의 중심 핀테크로 승부수
현대카드는 지난 3월 업계 처음으로 카드조회 서비스와 앱카드 결제서비스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의 통합앱을 선보인 이후 핀테크 기술의 흐름을 읽고 고객편의 중심의 서비스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이다.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지난 6월 자신의 SNS 계정에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현대카드만의 핀테크 마이웨이를 걷겠다"는 글을 올려 주목 받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핀테크 기반을 더욱 여실히 다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며 "현대카드는 고객들이 핀테크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해 고객층의 저변을 넓히고자 무던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신한카드, 핀테크 기반강화로 고객 편의성 ↑
신한카드는 고객을 향한 사소한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음으로써 기존 핀테크 서비스의 편의성을 최대로 끌어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카드는 해외 온라인쇼핑몰을 자주 찾는 앱카드 이용고객을 위해 마스터카드의 해외 온라인결제 플랫폼 마스터패스(MasterPass)를 들여왔다. 또 오프라인 NFC단말기에서도 주로 온라인결제에 쓰이는 앱카드의 사용이 가능하게끔 VISA카드의 'VCP솔루션'을 이번 하반기 내 도입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앱카드를 중심으로 한 모바일 결제서비스를 종전보다 고객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힘을 쏟는 중"이라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샐리(Sally)'와 같은 고객 맞춤형 서비스 제공도 점차 늘려 입지를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 KB국민카드, 핀테크로 해외 퍼플오션 활로 모색
KB국민카드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중국 최대 카드사인 유니온페이와 지난 4월 업무협약을 맺고 퍼플오션인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에 진출키로 했다.
KB국민카드 고객들은 중국진출 기반이 마련 되는대로 국내에서 발급받은 KB모바일카드를 중국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인 관광객 등 해외에서 유니온페이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들은 이미 지난 5월부터 국내에서 수수료없이 KB국민은행 자동화기기를 쓸 수 있는 상태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국내 카드사 간 치열한 다툼을 예상해 퍼플오션인 해외시장으로도 관심을 돌리게 됐다"며 "최근 중국경제의 급성장과 더불어 국내로 유입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난데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의 모바일결제 시장규모가 빠르게 커간다는 판단에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은 파이가 꽤 크다"며 "KB국민은행 등 주요 계열사와 협업해 중국시장 개척을 추진해 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장기적 안목으로 핀테크 생태계 구축해야"
카드업계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학계와 연구계에서는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핀테크의 생태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핀테크는 세계적 트렌드"라며 "카드사 등 금융기관들이 자체 핀테크 부서를 설치하거나 핀테크 기업과의 경영합병 등을 통해 금융혁신을 준비 중인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 선임연구원은 "금융기관은 장기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핀테크의 혁신적 기술을 안정적으로 금융시스템에 접목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핀테크 기업의 육성 및 그들과의 상호교류에도 신경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학계 관계자는 "구글과 애플, 알리바바와 같은 거대 규모의 외국 핀테크 기업들은 이미 국제무대로 항로를 설정했다"며 "해외 동향을 살피고 시야를 넓히며 핀테크 생태계를 우선 견고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