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업 피해대책 특위 구성 촉구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한·중FTA(자유무역협정) 관련 5개 법안을 상정한 것을 놓고 야당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정기국회 또 다른 갈등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앞서 새누리당은 전날(31일) 박근혜 대통령의 2박3일 일정 방중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열어 단독으로 한·중 FTA 관련 법안 5개를 상정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선물"이라고 비판하며 한·중 FTA 피해산업 대책을 위한 국회 내 특위를 설치할 것을 주장하고 나섰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은 1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대회에서 "한·중FTA 관련 비준동의안은 거래 대상이 아니다"며 "국회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어제 한·중FTA 관련 5개 법안을 여당 단독으로 상정했다"며 "자동 상정 기간인 50일이 경과됐고 일정이 합의됐음에도 6월 국회가 정상적 운영이 안 되는 관계로 연기된 일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8월 국회에서 야당이 특위라는 것을 구성하자고 하면서 외통위 상정 자체를 거부하기 시작했다"며 "FTA 비준동의안 처리라는 것은 상대국 처리와 같이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고 단독 상정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야당이 주장하는 피해대책 특위 설치에 대해 "비준안은 외통위 고유의 권한이고 한 번도 특위가 설치된 적이 없다. 작년에도 여야정에서 보완 대책을 논의한 게 전부"라며 "'끼워 팔기'라는 말을 했는데 상정 자체를 거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상임위 중심주의라는 국회법 정신, 국회의원 개개인의 고유권한을 방기하지 않기 위해 어제 외통위에서 비준안을 상정했다"며 "충실하게 검토하고 국회법에 따라 처리할 것을 보고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여당의 한·중 FTA 비준안의 단독 상정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선물"로 비판하며 피해대책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의 오더 보름 만에 국회 외교통일위 여당 의원들이 한·중 FTA 비준안을 단독 상정했다"며 "FTA로 혜택을 보는 쪽과 피해를 보는 쪽이 명확한 상황에서 절반의 국민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한·중 FTA에선 다른 FTA에는 다 들어간 불법어로 금지조항도 빠져 (중국 어선들의 불법 어획으로 인한) 국내 어민들의 생계를 위협한다"며 "한·중 FTA 피해산업 대책을 위한 국회 내 특위를 여야가 설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외통위 야당 간사인 심재권 의원은 "우리 당 입장에서 한·중 FTA 체결과 비준안 상정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한중 FTA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포괄조약인 만큼 산자위, 기재위, 농해수위, 환노위 등 관련 상임위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 피해 농어민에 대한 무역이득 공유제, 피해보전 직불제 등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해수위 소속 신정훈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농어업인의 생존권이 달린 FTA를 고작 방중 선물 정도로 생각해선 결코 안 된다"며 "여야정이 피해산업에 대한 논의 후 비준안을 상정하는 것이 제대로 된 순서"라고 지적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당 단독 상정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여당의 무책임한 비준동의에는 절대 함께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며, 국회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라도 야당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