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업자들이 수입맥주에 각종 세금을 물고 국산맥주와 같은 수준의 이익을 붙인 적정 판매가격보다 최고 9.6배나 높은 값을 매겨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일본산의 경우도 2배이상 높은 값으로 초과이윤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수입맥주업체들은 이처럼 터무니없이 높은 판매가를 매긴 뒤 30~45%의 파격적인 할인률을 제시며 마치 싼값에 판매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우롱하며 판촉에 나서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관세청 통관을 기준으로 올해(1월~8월) 수입된 맥주 중 1위~12위 국가에서 수입된 맥주들의 적정판매가격과 3개 대형마트에서 실제 판매되고 있는 할인된 가격을 비교한 결과 최고 9.61배에서 최저 1.24배까지 받고 있었다.
◆…자료:관세청
국내 수입맥주 시장은 수입맥주 점유율 1% 이상인 12개 국가의 128개 제조사 229개 브랜드가 전체의 95.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입맥주의 리터(ℓ)당 평균 수입단가는 928.81원으로 아일랜드 산이 1581.87원으로 가장 비쌌고 체코 산이 604.54원으로 가장 쌌다.
국내로 들여오는 수입맥주의 수입가격에 관세를 포함한 ℓ당 과세표준은 평균 1092원으로 ㎖당 1원을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주세 786원(72%), 교육세 236원(주세의 30%), 부가세 211원(수입가+세금합계의 10%)의 세금이 붙는다.
이렇게 산출된 원가에 국산맥주 평균 판매비 비율 37.13%를 적용한 판매비 406원과 국산맥주 평균 이윤율을 감안한 156원의 예상이윤을 합한 예상출고가(적정판매가)는 2888원이 나온다.
이를 기준으로한 ㎖당 단가는 2.89원이고 대형 3개 마트에서 팔리고 있는 평균 용량 397㎖ 들이 제품 가격으로 환산하면 평균 1148원이 된다. 국산맥주와 비슷한 판매비와 이익을 남긴다면 이 가격에 판매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그런데 수입맥주의 가격은 어느 정도로 책정하고 있을까?
수입업자들은 특별할인 행사를 벌이며 '4캔에 1만원'에 판매하며 생색을 내고 있었다. 또는 '45% 할인'이라며 판매가격을 3235원에서 4404원까지 붙인 사례도 눈에 띄었다. 대대적인 할인행사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예상출고가의 3.84배에서 2.82배의 이익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수입 국가별로 보면 전체 수입맥주 시장의 29.85%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맥주는 30%의 수입관세에 주세와 예상이익 및 판매비를 포함한 예상출고가(적정판매가)는 1ℓ에 3448원으로 산출된다.
이를 감안하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평균 용량 401㎖ 가격은 1384원이 된다. 그럼에도 수입업자들은 비싸면 4056원, 가장 싸도 2091원을 받고 있어 합리적인 판매가능 가격의 2.1배에서 2.93배까지 폭리를 취하고 있었다.
조사결과 가장 심각한 폭리를 취하는 것은 벨기에산으로 ℓ당 수입가는 체코 604원, 네덜란드 693원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732.06원이었다. 제세금과 이윤 및 판매관리비를 더한 예상출고가는 2152원에 불과했다.
즉 벨기에산 맥주의 ㎖당 출고가(예상)는 2.15원 정도로 평균 판매용량 407㎖를 곱하면 875원을 받아도 이익을 내는데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A마트 8413원, B마트 6050원, C마트 4998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었다. 적정한 이윤을 올릴수 있는 가격의 9.61~5.71배의 폭리를 취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맥주 또한 30%의 높은 수입관세를 포함한 수입 원가는 833.85원으로 제세금과 이익, 그리고 판매비를 포함한 예상 출고가는 ℓ당 2866원(1㎖ 기준 2.87원) 안팎이었다.
하지만 마트에서는 평균용량 463㎖를 기준으로 3323원에서 2413원에 판매해 2.51배에서 1.82배를 받고 있었다. 다른 수입업자에 비해 이윤을 낮게 잡기는 하지만 역시 폭리라고 할 수 있다.
수입맥주는 소비자들의 인기에 힘입어 4년마다 100%, 매년 25%의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급성장의 이면에는 수입맥주에 유리한 과세체계가 한몫을 하고 있다는 것이 조세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게다가 출고가격(도매가격) 신고제도가 없기 때문에 판매가격을 적정가격의 10배에 달하는 고가로 책정한 다음 30~45%의 파격적인 할인이라며 소비자들을 현혹해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조세전문가들은 “수입맥주에 대해 국산맥주와 마찬가지로 출고가격 신고의무를 부여하고 위임명령 고시에 할인판매 제한 규정을 둬야한다”며 “과도한 권장소비자가격 설정 및 과다할인 판매를 규제함으로써 무분별한 과당 수입경쟁과 거래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