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올해 공급물량 작년보다 114% 증가
건설사들이 여름을 지나면서 아파트 분양열기가 주춤해지자 가을 분양시즌에 그동안 준비했던 물량을 일시에 쏟아내놓으며 분양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분양시장에서는 "올해를 넘기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분양에 속도를 더욱 내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분양물량은 작년보다 40%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형 건설사들은 내년에 분양할 물건을 앞당겨 분양해 작년 가을시즌보다 두 배가 넘는 물량을 쏟아낼 계획이다.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등 9개 메이저 건설사는 올해 총 17만5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으로 작년 8만1600가구보다 114%나 많은 물량을 공급한다.
대형건설사 주택공급 현황 및 계획 (단위:가구)
◆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SK건설, 한화건설 합계. 총공급=일반분양+조합+임대 (자료: 각사제공)
'14-15년 회사별 총공급 규모 (가구)
◆ 총공급 : 일반분양+조합+임대 자료 : 각사
공급물량이 이렇게 크게 늘어난 데에는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공급을 크게 늘린 것이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3개사의 공급물량만도 11만 가구를 넘어 대형건설사 물량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주택시장에 이들 회사가 '빅3'로 부상했다.
그동안 '현대 힐스테이트', '삼성 래미안', '포스코 더샵' 등의 브랜드의 공급이 주택시장을 주도해왔으나 올해는 'GS 자이'와 '대림 e편한세상'에 윗자리를 내줬다. 대우 푸르지오는 올해도 부동의 공급규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 연초계획 40% 늘려...일정조정 쉬운 일반분양이 98%
회사별 연초계획 수정 현황 (가구)
◆ 일반분양 기준 자료 : 각사
대형 건설사들은 올초 9만5000 여 가구를 일반분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반기 수백대1의 청약률이 이어지며 시장이 뜨거워지자 13만3000 가구로 물량을 늘렸다. 당초 계획보다 40.3% 증가된 규모이다.
특히 삼성물산은 상반기 187가구 분양에 그쳤지만 올 가을 4821가구를 분양할 계획으로 사실상 1년 농사를 올가을에 다짓는다는 계획이다.
늘어난 물량은 대부분 일반분양에 집중됐다. 일정 조정이 쉽고 시장분위기에 영향을 많이 받기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올 가을에 분양하는 물건의 98%가 일반분양 물건이다. 건설사들이 시장분위기를 타고 수익성이 큰 일반분양에 집중하면서 조합물량은 뒤로 밀려났다.
지난 3~4년 분양침체기동안 건설사들이 안전한 조합위주로 영업을 해 조합이 전체공급의 40~50%를 차지하던 것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 8월까지 실적 월6500가구...9월부터 월2만가구 분양 계획
올 가을에 분양물량이 집중되면서 건설사들이 계획대로 분양일정을 소화해 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간 5만2000 여 가구를 분양해 매월 6500가구를 분양했는데 9월부터 12월까지 4달 동안 8만800여 가구를 계획하고 있어 매달 2만 가구를 분양해야 한다. 8월까지 실적의 3배가 넘는 규모이다.
9~12월 회사별 분양 규모 (가구)
◆ 일반분양 기준 자료 : 각사
시장에서는 이렇게 올 가을에 집중된 분양에 대해 현실적으로 모두 추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도 건설사들은 한건이라도 더 분양하려고 최선을 다한 걸로 알고 있다"며 "상반기보다 3배가 넘는 물량을 소화한다는 건 물리적으로도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9월 10월 물건은 대부분 실제 추진될 예정이지만 11월 일부와 12월 예정물건은 내년으로 이월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대형 건설사 재무담당 임원은 "지난 침체기때 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선 지금의 시장분위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일반분양은 수익성이 크지만 자체사업은 물론 단순시공참여도 사업 리스크가 커 시장변화를 예의주시하며 착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일반분양에 우선순위를 두는 이유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