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 수출입은행장. (사진=김용진 기자)
우리은행은 성동조선 파생채권으로 고금리 이자를 챙기고 있는데 반해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자금조달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1% 금리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5일 열린 수출입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우리은행은 성동조선 채권단과는 별도로 파생채권을 행사하고 있고 금리도 채권은행협의회에서 의결한 1%의 저금리와는 별도로 당초 약정한 고금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은행은 성동조선이 소생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반대매수청구권을 행사하고 결손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손처리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정작 유동화기업어음(ABCP)만은 반대매수 대상에 넣지 않고 매월 초마다 차환발행하면서 이자를 꼬박 챙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재철 의원에 따르면 성동조선은 2008년 3월 1200억원의 ABCP를 발행하고 우리은행이 특수목적 유동화회사(SPC)를 통해 인수한 후 1~3개월마다 이자를 챙겨왔다.
ABCP는 자기 신용에 입각해 발행하는 단기 자금조달 수단인 CP와 비슷하지만 자산유동화증권(ABS) 구조를 결합해 주로 중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된다. 실무적으로는 1~3개월마다 단기 ABCP를 차환발행하면서 단기 ABCP 발행일에 이자를 선급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하지만 ABCP는 금융당국이 건전성을 규제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그림자금융의 대표적인 파생채권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2010년 8월 성동조선과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약정서를 체결하면서 채권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모든 채권, 대출과 보증 파생채권까지 모두 채권 협약대상에 넣고 각 채권비율에 따라 의결권을 가지고 손익정산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이 때 ABCP 등의 파생채권을 신고하지 않아 협약대상에서 제외됐다.
심재철 의원은 "채권단에서 과반수 의결권을 가진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이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해온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ABCP에 대해 채권단의 무담보채권보다 우선변제권을 준 데 이어 최근에는 온렌딩 대출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우리은행만 단독 선정해 0.94% 금리마진을 얻도록 혜택을 주는 등 수출입은행이 우리은행에 지나친 특혜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또 지난 5월 성동조선에 신규 대출을 취급하면서 1% 금리로 집행했는데 이는 대선조선에 4% 금리를 적용한 것과 비교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기업 대출금리는 2% 후반에서 3%대이고 수출입은행이 우리은행에 온렌딩 대출자금을 지원할 때도 1.94% 금리로 시행한 바 있다. 아울러 기준금리가 1.5%이고 CD 91일물 금리도 1.64%이기 때문에 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에 집행한 1% 금리는 자금조달비용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심재철 의원은 "수출입은행의 최대 주주는 국민이고 수출입은행이 특정 시중은행에 특혜를 주고 특정 기업을 위해 손실을 보는 것은 대주주인 국민에 대한 배임행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