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여 "좌파적 세계관" "전교조 교과서" 연일 비판
야 "독재적 발상…일본 교과서 왜곡과 닮은 꼴"
정부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단일 국사 교과서'로 명명하고 내주 중으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새누리당이 적극 힘을 실으면서 연일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반면 야당은 정부여당의 국정교과서 움직임에 대해 일본 교과서 왜곡과 닮은 꼴이라고 비난했다.
김무성 대표는 7일 최고위원중진연석회의에서 현행 중·고교 역사교과서에 대해 "출판사별로 일관되게 우리의 역사를 부정하는 반(反) 대한민국 사관으로 쓰여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좌파적 세계관에 입각해 학생들에게 민중혁명을 가르치는 의도로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분단의 책임이 있다고 가르치고, 산업화 성공을 자본가의 착취로 가르치고 있다"며 "학생들이 배우면 배울수록 패배감에 사로잡히고 모든 문제를 사회탓, 국가 탓으로 하는 국민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특히 "북한은 3대 세습 독재국가로, 완전히 실패한 국가인데도 현재 고교 역사교과서를 보면 마치 매우 정상적인 것처럼 서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상교육과 두산동아 교과서에 나온 내용을 일일이 거론하며 문제제기했다.
그는 '주체사상은 북한의 실정에 맞춰서 주체적으로 수립한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내용이 담긴 비상교육 고교 교과서, '우리식 사회주의를 강화하다'는 단원 소제목이 나온 두산동아 교과서 등을 지적한 뒤 "김일성 주체사상을 정당화하는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 "국내 종북 세력이 쓰는 말을 그대로 쓰고 있다"며 비판했다.
김 대표는 "분단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사안의 중요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주관적 역사관을 갖고 쓴 표현들이 많다"고 거듭 지적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당 지도부는 연일 역사교과서 국정화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금성출판사의 한국사 교과서에 포함된 내용을 지적하며 "우리 학생들이 왜 북한의 주체사상을 배워야 하느냐"고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강조한 바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전날(6일) 현행 검정 한국사 교과서를 '전교조 교과서'로 낙인찍고 이념공세를 퍼부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정부의 단일 국사교과서 움직임을 적극 옹호했다. 이 최고위원은 "중고교 학생들 마음속에 올바른 역사관과 국가관, 가치관을 심어주는 일은 하얀 종이 위에 새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잘못 그려지면 바로 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연일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주장하는 새누리당과 정부를 향해 "독재적 발상", "일본이 비웃을 일"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단일 국사교과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데 대해 "정부와 새누리당은 국민의 역사인식을 길들이고 통제하겠다는 독재적 발상을 그만두라"고 경고했다.
문 대표는 "경제살리기에 매진하겠다던 정부와 새누리당이 역사 국정교과서 밀어붙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역사왜곡을 넘어서 친일·독재를 정당화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역사를) 미화한다고 역사가 달라지지 않는다. 역사왜곡이 성공한 적도 없다"며 "역사 국정교과서는 독일의 경우 나치시대, 일본은 군국주의 시대, 우리나라는 유신시대에만 했던 제도다. 그리고 지금 북한이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역사국정교과서는 우리나라를 유신독재 시대로 되돌리려는 시도"라며 "정부와 새누리당이 역사국정교과서를 강행한다면 우리는 유신독재의 향수를 느끼는 유신잠재세력으로 규정짓고 국민과 함께 강력한 정치투쟁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대해 "일본교과서 왜곡과 닮은 꼴"이라며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정부는 친일을 미화하기 위해 한다. 전세계적으로 역사교과서를 국정교과서로 채택한 나라는 없다. 학생에게 권력의 입맛에 따라 친일독재미화로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는 과오를 범해선 안 된다. 이건 일본이 비웃을 일"이라고 힐난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새누리당 김 대표의 연일 국정화 주장에 대해 "최근 김무성 대표와 청와대의 갈등을 역사교과서 국정화 이슈로 가리고 물타기하려는 아주 사악한 속셈도 들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며 "역사문제를 정치, 당략적 차원에서 활용하려는 의도조차도 옳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