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공산주의자' 발언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해임 요구

◈ 새정치, 고 이사장 '해임촉구 결의안' 채택…朴 대통령 사과 촉구

새정치민주연합이 극우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해임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또한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움직임을 반대하면서 국정화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오전 긴급의원총회를 열어 ▲고영주 이사장 즉각 해임 ▲박근혜 대통령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 중단 등 3개 요구사항을 담은 결의문을 채택했다.

고 이사장은 전날(6일)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변형된 공산주의자’로 지칭해 논란을 빚었다. 또 그는 지난 2013년 우익단체 신년모임에서 문재인 대표에 대해 '공산주의자'라고 말한 것이 드러나 야당의원들로부터 거센 질타와 사퇴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이날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고 이사장을 향해 '백색테러', '메카시즘', '파쇼' 등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시대착오적 극우적 확신과 공영방송의 책임자라는 역할은 양립될 수 없다"며 "고영주식 논리에 따르면 오늘 의총에 모인 우리들은 공산주의자·변형된 공산주의자·공산주의 동조자 중 하나이고, 국민의 48%는 이적행위 동조자"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자신의 가문과 특수한 관계가 있는 고 이사장을 임명한 것은 본인의 뜻인가"라며 "문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모는 주장과 같은 생각인가. 고영주 이사장을 사퇴시키지 않고 그대로 국정운영을 하려는 것인가"라고 압박했다.

이 원내대표는 "60년 전통의 제1야당을 공산주의 정당이라고 주장하는 극우주의자가 공정한 방송운영을 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겠느냐"며 "그는 반드시 사퇴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지난 2002년 평양을 방문해서 김정일 위원장과 단독 면담한 것을 거론하며 "(박 대통령이 당시) 다녀와서 방북기에 '김정일은 솔직하고 거침없는 사람이고 화법 태도는 인상적이었다'고 썼다"며 "고영주 이사장의 사상적 기준이라면 박근혜 대통령도 공산주의자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박지원 의원은 "고 이사장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사법부, 검찰에도 최소 80%가 공산주의자"라며 "당력을 총집결해서 고영주 이사장을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의원 역시 "고 이사장의 인권의식이 거의 파쇼적 수준에 이르렀다"며 "박근혜 정부 들어서 참으로 희한한 인사를 많이 만나봤지만 고영주 이사장은 충격적"이라고 말했고, 설훈 의원은 "이런 사람을 방문진 이사장 자리에 그냥 두는 것은 국민적 수치"라며 "이 사람도 못 물리친다면 우리 모두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은혜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극단적이고 안하무인격인 망언으로 볼 때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국민의 절반을 이적행위자로 몰아가다니 병원 치료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고 사퇴를 압박했다.

◈ 여야, 선거구 획정 '난항'…정의당 '비례대표 축소 저지' 농성 돌입

여야가 선거구 획정과 관련해 농어촌 지역구 축소를 최소화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지만, 방법론을 놓고는 여전히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의원 정수(300석)를 그대로 둔 채, 비례대표 의석을 축소해서라도 농어촌 지역구를 유지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소폭의 의원정수를 늘려서라도 비례대표를 유지할 것을 내세우고 있다.

의원정수 확대에 대해 국민적 여론이 좋지 않은 탓에 의원정수는 그대로 두는 여당의 안이 비교적 수월한 개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지만 전국적인 의제와 정책적 역할을 하는 비례대표를 줄이는 것 역시 정치 후퇴라는 지적이다.

야당은 최소 5석 정도로 의원정수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선거구 획정 문제가 거듭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여야 논의가 거듭 난항을 겪자, 정의당은 7일 "비례대표 의석은 단 1석도 줄여선 안 된다"며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비례대표 축소 결사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심상정 대표는 "농어촌 지역의 대표성을 앞세워 자기 밥그릇을 지켜보려는 파렴치와 이를 위해 비례대표 의석을 넘보는 놀부 정당의 심보가 한 치의 부끄러움 없이 당당히 표출되고 있다"며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례대표제는 지역구 의석 채우는 잔여의석이 아니라 버려지는 사표를 살려내 국민주권주의를 실현하는 요체"라며 "여성, 장애인, 청년 등 사회적 약자의 정치 진입을 돕는 기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향해 "비례대표 의석 축소는 없다고 공언해왔던 만큼 새정치연합은 원칙적인 자세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만약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도 논의가 양당만의 밥그릇 지키기로 귀결된다면, 그 어떤 정당성도 인정될 수 없을 것"이라며 "정의당은 시민사회와 함께 기득권 야합정치에 단호히 맞서 국민을 닮은 국회를 만드는 정치개혁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