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비용? 펀드 수수료+운용비용의 1/6 수준 밖에 안 돼
거래소에 상장돼 1주 단위로 거래… HTS 매매로 수월
금융당국의 'ETF 활성화 방안' 약발까지 제대로 받아
지수연동형펀드(ETF)가 금융상품시장에서 '공룡'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한 거래방법, 값싼 수수료라는 장점에 ETF시장 활성화 정책의 약발을 받으며 ETF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ETF는 올들어 국내시장에서 하루 평균 7000억여원 거래가 이뤄지며 블랙홀처럼 시중금리를 빨아들이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의 13%를 차지하는 규모다. ETF 순자산은 지난 29일 기준 21조8000억원까지 불어났다. ETF시장의 유입액이 21조를 넘어선 것은 지난 2월 초 이후 9개월 만이다.
ETF는 코스피, 코스피200 등 특정 지수나 금(金)과 같은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1%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ETF의 싼 거래비용이 가장 큰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수수료와 운용보수를 합친 일반 펀드의 거래비용이 투자원금 대비 1.7% 수준이라면, 판매수수료가 없는 ETF는 평균 0.3% 수준으로 6분의 1밖에 안 된다.
또 주식처럼 증권거래소에서 상장돼 주 단위로 실시간 매매 주문을 할 수 있고, 최근에는 HTS(Home Trading System)에서 거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더불어 금융당국이 이번달 내놓은 'ETF시장 활성화 방안'의 약발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일 ETF시장 고강도 부양책으로 연기금의 ETF 투자 규제를 풀기로 했다. 개인연금은 현재 ETF 투자가 금지돼 있지만, 연내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을 제외한 ETF에 투자가 허용된다.
또 내년부터 해외주식펀드의 세제혜택 대상에 국내에 상장한 해외지수형 ETF를 포함, 배당소득세 15.4%를 면제키로 했다. 이와 함께 ETF 상장 심사기간을 45일에서 20일로 단축했다.
해외 특정 업종지수를 따라가는 '섹터 ETF', 기초지수의 하락 폭의 두 배를 수익으로 얻는 '레버리지 인버스'를 늘리고 금 실물에 투자하는 'SPDR 골드' 등 유명 해외 ETF의 국내 상장도 추진될 예정이다.
문남중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미국 출구전략 우려로 국내외 증시의 하락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 투자자의 관심이 ETF로 쏠리고 있다"며 "ETF 고유의 장점과 정부의 고강도 부양책이 맞물려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ETF시장은 2014년 이후 기관투자자에게 외면받아 침체기에 빠졌었다. 2002년 10월에 개설된 ETF시장은 거래량이 미미하다가 2009년 처음으로 일평균 거래대금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은 2011년 4896억원, 2012년 5442억원, 2013년 7925억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다 지난해 다시 거래가 정체돼 6883억원으로 떨어진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