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정부대전청사 전경. 오는 14일 '시내면세점 2차 대전'의 결과가 발표되는 가운데 지난 7월 있었던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사전 정보 유출 의혹 등 각종 문제점을 지적 받은 관세청이 이번엔 철두철미한 준비로 자존심을 지켜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오는 14일 오후 발표되는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서울3곳, 부산1곳) 결과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쟁에 뛰어든 롯데, SK네트웍스, 신세계, 두산은 연일 각자의 장점과 공약 등을 어필하며 기업간의 자존심을 건 대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2곳(소공점, 월드타워점)을 수성(守城)해야 하는 면세점업계의 절대강자 롯데가 경영권 분쟁으로 인해 악화된 기업 이미지를 딛고 거센 도전자들의 도전을 이겨낼 수 있을지, 수성(워커힐점)과 공성(월드타워점)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SK네트웍스는 어떤 결과를 얻을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난 7월 1차 대전에서 패배 후 절치부심 각오를 다진 신세계와 다크호스 두산의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지 등이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차 대전에서 사전 정보 유출 의혹 등으로 상처를 입은 관세청은 한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이번 사업자 선정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누구나 존재하는 약점…어떻게 타파할까 = 현재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2곳의 주인인 롯데는 35년이라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 축적된 노하우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면세점 총 매출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겉으로 드러난 성과로도 이미 능력을 입증했다.
롯데는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어느 하나 잃을 곳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롯데 소공점은 1조97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서울시내 6개 매출액 4조3502억원의 45.4%를 차지하는 엄청난 수치다.
월드타워점은 매출이 소공점에는 한참 못미치지만(지난해 기준 4820억) 롯데월드 등 롯데 그룹의 상징인 잠실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철옹성'이라 불리던 롯데는 현재 여론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여 있다. 여전히 매듭짓지 못하고 있는 일련의 경영권 갈등으로 인해 국민 여론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 입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월드타워점은 SK네트웍스, 신세계, 두산이 모두 입찰 경쟁에 뛰어 들며 롯데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월드타워점은 매출 등 실적면에서 아직 소공점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점도 불안요소로 꼽힌다.
워커힐 면세점의 안방마님 SK네트워스는 워커힐을 지키고 동대문을 따내 둘을 연계한 관광벨트를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세웠다. 평소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 문제가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SK네트웍스의 전략. 동대문과 워커힐을 거점으로 서울~경기~강원을 연계, 연간 187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이는 수성과 공성이 둘다 성공했을 때의 이야기다. 어느 한쪽이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23년 면세점 운영 경력을 내걸은 SK네트웍스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도 주요 관전포인트다.
유통업계의 축적된 노하우를 장점으로 내세운 신세계는 지난 7월 1차 대전에서 한번 아픔을 겪은 바 있다. 이에 지난 면세점 대전에서 제기됐던 약점들을 보완했다는 것이 신세계의 설명이다.
실제 매장 규모도 배로 늘렸고 물류센터와 주차문제를 해결했으며 상생 및 상생공헌 부분도 강화했다. 하지만 교통문제와 롯데 소공점과 위치상 겹친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두산은 면세점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7월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 오는 12월 오픈을 앞두고 있는 한화와 HCD신라 면세점이 '명품업체' 입점 없이 개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명품업체들은 '신뢰성'을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에 오랜 거래가 있지 않고서는 신규 업체를 믿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 진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이를 의식한 두산은 최근 중국여행사들과 잇따라 유치협약을 맺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표하는 한편 브랜드 유치와 관련해서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직접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브랜드 입점의향서 받았다고 말하며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뒷말 무성한 사업자 선정…관세청 "다신 실수 없다" = 한편 지난 7월 있었던 1차 면세점 대전에서 사전 정보 유출 의혹을 받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관세청이 이번 기회를 통해 명예 회복을 할 수 있을 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관세청 관계자는 이번 시내면세점 심사를 주식 시장이 열리지 않는 14일(주말)에 발표하는 것도 이같은 논란이 재발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청은 이번 심사에서 심사위원 등 관련 인원은 심사가 시작된 시점부터 종료 시까지 해당 건물에서 나올 수 없고 식사도 배달음식으로 하는 등 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한 위원들로부터 업체 선정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밀유지 서약을 받는 기존 조치에 더해 새로운 보완 대책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건물 보안 운영을 외부 용역에 맡기는 한편 심사위원 등의 휴대폰을 모두 수거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보 유출 의혹 확산의 촉매제가 된 '비상연락폰'은 별도로 준비한 전화기 1대로 대체된다.
관세청 관계자는 "기존 직원들의 개인폰으로 비치됐던 비상연락폰을 따로 마련했다"며 "통화내역을 일일이 저장해두는 등 만일의 정보유출 가능성도 원천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