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전날(8일)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지만 주요 법안에 대한 입장차로 구체적 일정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 김정훈 정책위의장, 원유철 원내대표,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최재천 정책위의장,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사진 새정치연합)
전월세 대책-영유아 무상보육 예산 '쟁점'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으로 인한 야당의 국회 보이콧이 중단됐지만, 정기국회 법안 심사를 둘러싼 여야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양측 모두 '민생'을 앞세우고 있지만 입장차가 극명해 합의처리에 험로가 예상된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상임위원회 가동과 김영석 해수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9일 열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주요 법안과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이견으로 거듭 격돌할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과 전월세난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내년도 예산안 중 유치원 안보교육 예산 100억에 대한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은 반대하면서 일단 쟁점없는 법안부터 먼저 처리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은 민생 경제 방향을 잘 잡아 말로만 하는 민생이 아니라 실천하는 민생이 되게 해주고 국민들로부터 민생이 길을 잃고 있다는 지적을 안 받게 해 달라"며 야당을 겨냥했다. 이어 "소모적인 역사 논쟁을 끝내는 동시에 정책 경쟁, 민생 경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대표는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전날(8일) 발표한 '민생 4대 개혁'(주거, 중소기업, 갑-을, 노동개혁) 중 노동개혁 내용에 대해 "막상 뚜껑을 여니 우리 당 노동 개혁 목적과 차이가 없다"며 "비정규직 차별 해소, 고용 안정, 근로시간 단축, 이를 위한 청년일자리 창출 등 모든 것이 우리 당이 추구하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전날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에서 새정치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회의 중간 나가면서 회동이 결렬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시급한 민생현안을 풀어나갈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협상도중 민생을 박차고 나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를 정상화하겠다고 대대적으로 공언하고 마련된 회동이라 기대가 컸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국회정상화는 '반(反)민생', '무늬만 정상화'여서 생색만 내겠다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절박한 민생현안과 당리당략을 끼워 파는 행태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새정치연합을 향해 "더 이상 무늬만 정상화가 아닌 진짜 정상화를 위해 협상테이블에 나올 것을 강력히 당부 드린다"고 촉구했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유치원 안보교육 예산인 나라사랑교육 예산 100억원에 대해 야당이 전액삭감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우리 국민들에게 투철한 국가관과 안보의식을 심어주는 중요한 사업이 바로 나라사랑교육"이라며 "나라사랑교육은 정파초월, 정당초월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전날 문 대표가 발표한 민생 4대 개혁과 전월세 대책과 법인세 정상화가 담긴 정기국회 우선처리 10대 법안을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우선 전날 회동에서 회의를 박차고 나간 것에 대해 "어제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은 청와대 5자회담의 복사판이었다"며 "거대한 불통의 벽을 다시 확인했다. 기대하셨던 국민들께 성과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새누리당 관심사는 민생문제 해결이 아니다. 대통령의 최근 강력한 관심이 우선순위 기준"이라며 "우리는 새누리당에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 2가지를 우선 요구했다"고 전월세난 해결을 위한 계약갱신 청구권 문제와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확보를 내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전월세난 대책에 대해 "전월세 상한제도 있고, 월세 전환율의 제한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전제되는 주거권의 안정적 보장인 계약 갱신청구권 하나만이라도 의지를 보여 달라는 요청을 했는데 또 미뤄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영유아 보육예산과 관련해 "지방재정교육 파탄의 가장 큰 문제"라며 "3~5세 영유아 무상보육은 국가책임이다. 근데 또 거절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절박한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통 큰 국회 정상화를 결단했다"며 "문재인 대표께서 '주거, 중소기업, 갑-을, 노동개혁'의 민생4대 개혁과 이를 구체화할 민생 우선 10대 법안을 마련했다. 향후 국회일정에서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주승용 최고위원 역시 "정부여당의 4대개혁을 뜯어보면 재벌과 대기업을 살리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남은 정기국회 동안 민생을 살리는 우리당의 올바른 4대개혁과 민생을 외면하는 잘못된 4대 개악 경쟁을 통해 꺼져가는 민생의 불씨를 살려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거불안과 일자리 불안 해소, 갑을 공존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재벌은 금고에 수백조원이 쌓이고 국민 주머니는 홀쭉해져도 서민-중산층을 외면하고 재벌 걱정만 한다. 정부여당은 생각을 바꿔야 한다. 상한 없는 전세 값과 저녁 없는 국민의 삶을 어떻게 개선할지 답 내놓아야 한다"고 거듭 겨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