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으로 취득한 재산의 양도소득세 산정시 그 취득가액이 확인되지 않더라도 사후적인 감정평가액은 그 취득가액을 대체할 수 없다.
최근 대법원은 “사후에 취득 당시로 소급하여 감정평가한 가액은 양도소득세 계산시 양도가액에서 공제되는 ‘취득 당시의 실거래가’를 대체할 수 있는 감정가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부동산을 파는 경우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과 기타 필요경비를 차감한 양도차익에 대하여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 때 부동산을 취득한 시기가 오래되어 매매계약서를 분실하는 경우 등 취득가액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간혹 있다.
이런 때에는 매매사례가액과 감정가액, 그리고 실거래가를 기준시가 비율에 따라 환산한 환산취득가액의 순서로 취득가액을 대체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만 이들 중 감정가액과 관련하여 사후적으로 종전의 가액을 추정하여 감정하는 ‘소급감정’이 허용되는지에 관하여 논란이 있어 왔다. 소득세법은 취득일 전후 3개월 이내의 감정가액만 허용하고 있는데 통상 양도소득세가 문제되는 시점에는 취득일로부터 이미 3개월이 훨씬 지난 후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서 납세자 A는 부동산을 양도하고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취득가액 및 기타 필요경비를 실거래가로 신고하였다. 그러나 세무서장은 이를 불분명한 것으로 보고 환산취득가액을 적용하여 양도소득세를 추징하였다. A는 자신의 신고 가격이 실거래가임을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A는 이에 불복하였고, 항소심에 이르러 자신이 직접 공인된 감정기관 2곳에 소급감정을 의뢰하여 산출된 감정가액 중 최저금액을 실거래가로 인정하여 취득가액을 산정해달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소급감정가액으로는 취득 당시의 실거래가를 대체할 수 없다고 보면서 소급감정을 허용한 종전 판결은 여기에 적용될 수 없다고 보았다.
한편 대법원은 종전에 상속받은 부동산의 취득가액이 문제된 사안에서 “거래를 통한 교환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소급감정도 시가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그러면 대법원이 이 사건을 달리 본 이유는 무엇일까? 양자의 차이는 거래를 통한 교환가격이 있는지 여부에 있다. 종전 사안은 상속 즉 무상으로 취득하여 거래를 통한 교환가격이 없었던 반면 이 사건은 유상으로 취득하여 거래를 통한 교환가격이 존재하는 경우다. 취득 방식에 따라 당초 취득가액이 존재하는지가 달라지면서 규정방식에 차이가 있었고, 그 결과 소급 감정 허용 여부에 대한 결론도 갈렸다.
소득세법은 상속받은 재산에 대해서는 상속시점 당시의 “상증세법 규정에 의한 평가액”을 취득 당시의 실거래가로 보도록 정하고 있다. 증여도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 과세대상 자산의 양도에 있어서 애초부터 거래가 수반되지 않는 상속이나 증여는 상증세법에 따른 평가액을 곧 실거래가로 보는 것이다.
상증세법에 따른 평가는 해당 재산의 시가(時價)평가를 원칙으로 한다. 이에 따라 종전 대법원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한 가액도 시가에 포함됨을 전제로 사후에 한 소급감정가액을 취득가액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 사건처럼 유상으로 취득한 경우에는 사후의 소급감정가액을 취득가액 대신 사용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였다. 유상취득의 경우 실제거래가액의 입증자료는 납세자 자신의 영역에 있을뿐더러 부동산 매매의 경우 근래에는 등기부상에 매매가액이 나타나고 허위거래신고에 대한 제재가 따르는 점에서 유상취득의 경우 소급감정에 의한 시가의 인정을 제한하는 쪽으로 방향으로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그 배경으로는 소급감정이 갖는 한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상속으로 취득한 부동산과는 달리 법에서 정한 대로 취득일 전후 3개월 내의 감정가액만 사용할 수 있다고 본 것으로 생각된다.
그 동안 소급감정이 허용되는 범위에 대하여 납세자와 과세관청 사이에 대립이 있어 왔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유상으로 취득한 자산의 양도차익 계산시 그 취득가액이 입증되지 않는다고 하여 소급감정이 허용되지 않음을 분명히 한 점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대법원 2015.10.15.선고 2011두24286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