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업 감사인수 3년새 1333명 늘며 증가세
회계업계, 주총시즌 앞두고 일손부족 시달려
회계업계가 감사시즌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업계를 이탈하는 회계사가 매년 늘어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에 따르면 작년 11월말 기준 휴업 감사인수는 6389명으로 지난 2012년 11월말의 5056명 보다 1333명 늘어났다. 이는 전체 감사인수 대비 3%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
회계업계는 이처럼 휴업 감사인이 늘어남에 따라 12월 결산법인의 감사시즌을 맞아 일손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더구나 외부감사 대상 기업 2만4000여곳 중 12월 결산을 채택하고 있는 기업은 94%에 달해 주총시즌을 앞두고 회계감사 업무가 집중되고 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관계자는 "최근엔 회계사시험에 합격하고서 회계업계를 거치지 않고 곧장 타 업계로 진출하는 인원도 느는 추세"라며 "회계사 한명 한명이 소중한데 설상가상으로 회계업계를 떠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중견회계법인들은 물론 빅4로 불리는 대형회계법인들조차 소속 공인회계사들 이탈에 매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은 2012 회계연도 중 67명의 소속 회계사가 증가했지만 2013 회계연도에 1명 늘어나는데 그쳤다가 2014 회계연도에는 반대로 185명이 감소했다. 안진회계법인은 2012 회계연도 112명, 2013 회계연도 54명 각각 증가했으나 2014 회계연도에는 되려 57명이 줄었다.
또 삼정회계법인은 2012 회계연도 118명, 2013 회계연도 42명 각각 증가했으나 2014 회계연도에는 3명이 증가하는데 그쳤다. 한영회계법인은 2012 회계연도에만 72명을 떠나보냈다.
대형회계법인 관계자는 "회계법인의 가장 큰 자산은 회계사"라며 "사람이 줄어들수록 남은 사람의 업무강도가 올라가는 구조여서 일이 너무 바쁘면 다른 분야 경력회계사나 비감사본부 회계사를 임시투입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휴업 상태인 한 회계사는 "대형회계법인에 몇년간 몸담고 있었지만 망설임 없이 다니던 직장에서 빠져 나왔다"며 "대학원을 준비하며 새로운 길찾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공인회계사 시험 응시인원도 지난 2011년부터 작년까지 쭉 하향세를 그려왔다. 올해 1만282명을 기록하며 전년의 9315명 보다 반등하긴 했으나 전성기에 비하면 지원자가 부족한 상황이다.
지난해 시험에 합격한 한 예비회계사는 "시험에 합격하긴 했지만 수험생활 시작 전 주변에선 취업준비를 하라고 뜯어 말렸다"며 "회계사 대우가 예전같지 않은데다 업무도 매우 고되기 때문이라고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황인태 한국회계학회 회장은 "감사보수가 갈수록 떨어지는데다 감사인에 대한 각종 소송도 난무하면서 업계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며 우려했다. 더욱이 이러한 인식이 회계업계에 우수한 인력이 들어오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우리나라 회계투명성은 계속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회계학회에 따르면 물가지수를 반영한 공인회계사 1인당 감사보수는 2001년 1억5200만원에서 지난해 7800만원으로 49% 감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