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법개정안의 기틀을 만들기 위한 회의를 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겠다."
기획재정부 세제실의 한 해 농사나 다름없는 세법개정안 초안 작업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매년 수백 개의 세법조항을 손질(신설)해야 하다 보니, 현재 논의 테이블에 올라온 정책의 대다수는 정책·경제효과 등을 분석하기 이전인 아이디어의 수준이다.
세법의 손질 작업은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 도맡고 있으나, 경제계를 비롯해 학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해 세법개정안의 최종안을 결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세제개편의 기본방향 등을 심의·자문하는 세제발전심의회(이하 세발심)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올해 기재부가 위촉한 세발심 위원들은 총 65명으로, 세무·경제학과 교수, 세무·회계·변호사, 유관기관·민간단체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쉽게 말해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민간 전문가다. 이들 위원들은 7개 분과(총괄분과, 소득과세분과, 법인과세분과, 재산과세분과, 소비과세분과, 국제조세분과, 관세분과)로 나뉘어 활동하고 있다.
세법개정안은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경제정책이기 때문에, 제도를 수립하는 단계에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을 해야 함이 당연하다.
그러나 매년 단 한차례(세법개정안 발표 시)만 세발심 전체회의가 이루어지고 있어, 세발심 위원들의 의견이 정부정책에 반영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3년 국정감사 당시에는 "세발심이 정부 세제개편안의 들러리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바 있다.
이 같은 우려에서인지 기재부는 세법개정안의 최종안이 발표되기 전까지 매달 한 번씩 분과별 회의를 통해 세발심 위원들과 의견교환의 시간을 더 갖겠다는 방향성을 설정했다.
앞서 지난 4월에 열린 회의에서는 세발심 위원들로부터 현 조세제도에 대한 문제점을 비롯해 보완돼야 할 부분이 있는지를 수렴한 것으로 전해져 있다. 20일 열리는 회의에서는 기재부 측에서 아이디어 수준의 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세발심 위원들이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내달에는 세법개정안의 초안을 가지고 본격적인 심의에 들어간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
기재부 세제실 관계자는 "이미 한 차례 회의를 통해 세발심 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는데, (정책에)수용할 수 있는 부분의 의견도 있었다"며 "좋은 의견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두지 않고 정책에 적극 반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현재 침체된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세법개정안의 방향성은 경제 주체에 대한 세정상 혜택을 강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들의 세금 부담을 완화해주거나, 일자리 창출 관련 세제혜택 등의 주된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부가가치로 지목되고 있는 신산업 분야의 육성에 대한 세제지원도 핵심 방향으로 꼽히고 있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대체적으로 7월 마지막 주를 전후해 세법개정안의 발표가 이루어진다는데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