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해외부실 올해중 다 털어낼 수 있나

미청구공사, 장기미수채권, 재고자산 등 미회수 영업자산 수조원

주택부문 이익 연간 수천억원 "올해중 부실요인 다 털어낸다" 

                                                                건설빅5, 미회수 영업자산 현황 (조원)

                                         자료 : 각사 사업보고서

지난해 건설사들이 주택분양에서 전례 없는 큰 영업성과를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결산실적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업계관계자들은 4~5년전 발생한 해외 저가수주공사의 손실을 실적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대형건설사들은 그동안 쌓인 해외손실들을 올해 안으로 모두 정리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해외부실은 2010년부터 2012년사이에 수주한 공사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해외 프로젝트의 경우 대게 4~5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중 대부분의 현장이 마무리돼 추가 손실이 발생할 프로젝트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 지난 2-3년간 해마다 수천억원씩 수조원의 부실을 털어냈기 때문에 이제 남은 손실요인은 3000억-5000억원 수준이고 이 정도 규모는 작년과 올해 성과를 올린 주택부문의 이익으로도 충분히 메꿀 수 있다는 주장이다.

■ "미회수 영업자산 수조원이지만 대부분 정상 영업채권"

최근 주식시장에는 건설사들의 미회수 영업자산인 미청구공사, 장기미수채권, 재고자산 등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 2,3년 사이에 건설사들의 대규모적자 발표가 잇따른데다 주택부문의 영업 성과가 뚜렷하게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결산실적은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청구공사에 관심이 높은데 그 규모가 수조원에 이를정도로 막대하기 때문이다. 지난 연말 연결기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4.3조원, 삼성물산이 1.6조원, 대우건설이 1.8조원, 대림산업이 1.2조원, GS건설이 2.1조원의 미청구공사 잔액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장기미수채권과 재고자산 등 아직 수익이 회수되지 않은 영업자산을 모두 합치면 회사마다 3~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미회수 영업자산 매출 비중 ('15년말 연결기준, 조원)

                  * 수익 미회수 영업자산 : 미청구공사, 장기미수채권, 재고자산

이들 미회수자산은 워낙 규모가 크고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40%나 돼 주식시장에서는 향후 대규모 손실이 우려되는 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다. 반면 건설사와 회계 관계자들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장기미수채권은 대부분이 하자보수를 위해 남겨 둔 미수채권이라 하자보수기간만 끝나면 돈이 들어 올 채권이고, 재고자산은 대부분이 그동안 분양을 못해 쌓였던 토지인데 지난해와 올해 분양을 통해 하나둘씩 수익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미청구공사인데 건설사들은 이 중 70% 정도는 정상적으로 공사비 투입과 기성확정 사이에 발생하는 기간채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형건설사 회계감사를 맡은 회계사는 "건설사 영업자산의 매출액 비중을 보면 장기미수채권 비중은 8.3%, 재고자산 비중은 9.0%, 미청구공사 비중은 17.6%로 나타났다"며 "일반적으로 건설회사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비중을 10%내외로 본다면 미청구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자산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 "주택부문 실적으로 과거 부실 털어 낼 수 있다"

건설빅5의 미청구공사잔액은 10조원 가량 된다. 건설사 관계자는 이중 대부분이 정상 영업자산이며 부실위험이 있는 미청구공사는 약 3조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별로는 평균 6000억원 수준인데 이 정도면 작년과 올해 주택부문에서 거둔 성과만으로도 충분히 메꿀 수 있다는 얘기다. 

건설빅5, 주택부문 매출ㆍ이익 추이  

                      * 주택이익은 영업이익. 단, 현대건설은 매출이익. 삼성물산 2015년 실적은 합병후 결산 기준

지난해 빅5의 주택부문 이익은 삼성물산을 제외하면 1500억원에서 7000억원 수준이다. 증가율로 보면 전년보다 20~30%에서 많게는 6배가 증가한 실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주택공사는 초기 기초공사때보다 골조와 마감인테리어공사 단계에서 더 많은 매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주택이 분양되고 나면 준공과 입주까지 2~3년이 걸려 건설사들은 앞으로 2~3년 주택부문에서 더 큰 수익이 들어 올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년동안 건설사들이 골치를 썩이던 해외부실을 털어낼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대형건설사 재무 담당자는 "작년 분양으로 안도의 숨을 쉬면서 올해를 걱정했는데 올해도 예상보다 주택분양의 열기가 뜨겁다"며 "최근 2,3년 적자를 내면서까지 해외부실을 많이 털어낸대다 올해도 주택시장이 잘나가고 있어 올해 안으로 해외부실을 마무리 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건설사들의 얘기대로 해외부실을 그동안 많이 털어냈고 주택부문에서 많은 이익을 내고 있지만 업계일각에서는 여전히 수조원대의 미회수 영업자산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올해 상반기ㆍ하반기 건설사들의 경영실적 발표와 사업보고에 담겨질 미회수 영업자산 규모에 더욱 많은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