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진 원장은 7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플랫폼 변화 관련 대응전략' 주제의 워크숍 격려사를 통해 “은행 기능이 와해하고 재정립하는 '와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며 이를 인용했다.
예컨대 개인 간 송금시장에서 뱅크월렛카카오, 토스, 네이버페이, 옐로페이 같은 핀테크 기업의 간편송금이 크게 성장 중이다. 소액 외화송금 시장이 핀테크업체들에 개방되는 상황이다. '페이'라는 이름으로 하루가 다르게 결제서비스가 출현하는 사례도 진 원장에 의해 언급됐다.
진 원장은 테크놀러지와 금융의 융합에 의해 탄생한 이런 현상이 '인증→채널→상품'으로 연결된 금융플랫폼의 근본적인 변화를 유도한다고 진단했다. 가령 은행의 고객 '인증단계'는 신분증을 통한 대면인증에서 비대면 실명확인, 바이오 인증수단 도입으로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계좌개설을 할 수 있게 했다.
실질 거래가 이뤄지는 '채널분야'는 과거 영업점, 자동화기기에서 모바일뱅킹, 소셜네트워크가 활용되며 핀테크 기업과의 제휴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상품선택' 과정은 지급결제, 신용대출, 개인예금을 중심으로 제공방식과 내용이 크게 변화할 조짐이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이 때문에 은행들의 오프라인 중심 채널이 시급하게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플랫폼이 진화할수록 고객의 롱테일현상 [Long tail=다양한 선호도에 따라 다품종 소량 생산된 상품(long tail)이 주류상품 (몸통)을 밀어내고 매출 및 수익을 높여가는 현상]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진 원장은 “오프라인 채널의 생산성·효율성 강화를 위해선 탄력근무제, 특화영업점, 성과연봉제 같은 인력과 영업점 운영 전략을 효율적으로 재정립할 필요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회사는 SNS 플랫폼을 독자적으로 구축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마련하고 ICT기업이나 통신, 유통과 같은 비금융기업과의 제휴 확대가 요구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진 원장은 이날 금융감독당국도 비대면 실명확인, 모바일뱅킹 확대 같은 금융플랫폼 변화를 반영해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감독법규와 기준을 적극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채널별 내부통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채널별 내부통제 관리자 지정을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진웅섭 금감원장은 무엇보다 '공급망 금융'(Supply Chain Finance=물품을 생산·공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운전자금을 공급자에게 보다 원활하게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금융으로 어음, 전자어음, 외상매출채권이 들린다)의 활성화를 위해 이의 대표격인 전자어음과 관련한 제도적 변화를 소개했다.
예를 들어 전자어음 의무발행 대상기업이 크게 확대됐다. 전년도 자산총액 10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기준이 낮아졌다. 전자어음 분할 허용, 전자어음 최장 만기가 3개월로 단축되는 법안이 올해 5월 19일 국회를 통과했다.
진 원장은 이와 관련, 지난해 발행액이 470조원대로 성장한 전자어음시장을 어떻게 금융플랫폼에서 수용·발전시킬지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전자어음 발행금액은 2013년 204조원, 2014년 263조원 시장으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장은 전자어음 유통 플랫폼은 중소기업이 납품대금을 신속하게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구축 취지라며 이 경우 금융회사는 실물 부문을 위한 본연의 자금중개기능을 한층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투자자는 중위험·중수익의 새로운 투자대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 원장은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