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을 증여 받은 사람이 증여세 신고기한 이내에 다시 증여자에게 돈을 돌려주었더라도 증여세는 납부하여야 한다.
세법은 원칙적으로 수증자가 증여재산을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증여받은 날이 속하는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증여자에게 반환하면 처음부터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보고 증여세를 부과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증여재산에 '금전은 제외한다'고 규정하여, 수증자가 다시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금전을 증여자에게 반환하더라도 수증자의 납세의무는 변함이 없다.
금전은 그 증여와 반환이 쉬워 증여세의 신고기한 이내에 증여와 반환을 반복하는 방법으로 사실상 증여세를 회피하는 데 악용될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금전을 증여받은 경우에는 증여세 신고기한 이내에 같은 금액 상당의 금전을 반환하더라도 증여가 없었던 것으로 보지 않고 증여세의 부과대상으로 삼고 있다 하여도, 재산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거나 과잉금지원칙 또는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위헌∙무효의 규정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결하였다. 이 규정을 합헌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 사건에서 과세당국은 정당법에 의한 정당이 국회의원 선거가 있기 전 증여자들로부터 정치자금을 기부 받은 것을 증여로 과세하였다. 이 정당은 증여자 또는 증여자의 자녀를 국회의원선거의 비례대표 후보자로 추천하였고, 증여자 등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다. 그 후 이 정당은 증여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의 기간에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비용 보전금을 지급 받아 증여자들에게 받았던 정치자금 대부분을 반환하였다.
한편 세법은 거주자가 정치자금법에 따라 적법하게 정당 등에 증여∙유증한 정치자금에 대하여는 이를 기부 받은 정당 등에게 증여세를 부과하지 아니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정치자금법은 누구든지 공직선거에 있어서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하여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과세관청은 증여자들이 정당에게 공직선거에 있어서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것과 관련하여 금전을 기부한 것으로서 정치자금법상 적법한 기부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 정치자금법상 적법한 기부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과세관청은 이 정당에게 증여세를 부과하였다.
대상판결은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조건으로 정치자금을 기부 받았다면, 이는 정치자금법에서 허용하지 않는 기부에 해당하여 세법에서 비과세 대상으로 규정한 정당에 대한 기부가 아니라고 보았다. 이 사건은 정치자금법상 적법하지 않는 기부를 받아 나중에 증여자에게 반환하더라도 처음 기부받은 것은 증여세 부과대상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3두7384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