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급적용 부칙삭제는 잘못...평생 2번 전임자 포함 당연"
세무법인 대표 등 세무사 34명 설문
세무사회장(감사 포함)을 평생 2번만 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회칙개정안의 소급적용에 대해 세무사의 97%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지난 23일 세무법인 대표 등 세무사 34명을 대상으로 세무사회장 및 감사를 평생 2번만 하도록 하는 회칙개정안을 전임자에게도 적용하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대상 34명 중 33명이 당연히 소급적용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1명은 "관심이 없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평소 세무사회에 별다른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A세무사는 최근 이슈가 되고있는 세무사회의 회칙개정안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듣자마자 언성을 높이며 흥분하기도 했다.
A세무사는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대체 소급적용에 반대하는 사람이 누군가? 잘못된 생각을 가진 사람들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세무사회장을 포함한 회직은 봉사직이고 2번만 하면 됐지 또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국세공무원 출신 B세무사도 격앙된 말투로 "당연히 개정안에 평생 2번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면 소급적용을 해야하는 것 아닌가?"라며 "상식적으로도 평생 2번은 전임자에게도 적용되는 것이다. (소급적용은) 당연한 것"이라고 전했다.
C세무사는 "몇 년 전 중임을 연임으로 유권해석을 할때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하겠다'는 취지에서 한 것 아니었나. 그런데 또 다시 회칙을 개정해서 출마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2~3번 하면 됐지 회장직을 뭘 또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D세무사는 "평소 하는 일이 바빠서 구체적으로 내용은 잘 모른다"면서도 "회칙개정안을 소급적용하는 취지가 특정인이 계속해서 회직에 나서는 '전횡'을 막자는 것이라면 이미 2~3번 한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소급)적용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세무사는 "특정인이 (회직을)독점할 우려가 있고, (회직을 희망하는)다른 회원들에게도 기회가 균등하게 돌아가야한다"며 "평생 2번이라고 했기 때문에 그 말 그대로 전임자든 후임자든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임의단체 규정 소급적용 아무런 문제 없다"
세무사회 안팎에서는 30일 정기총회에서 이 문제가 어떤 방향으로 결론날 지 잔뜩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의 내용대로 부칙이 삭제된 채 회칙개정안이 의결될 경우 향후 또 다시 회직자 선출 문제로 업계가 두동강 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이번 총회에서 상식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편 이번 논란과 유사한 사례가 서울고등법원에서 다루어진 바 있다. 아파트 동대표로 선출됐던 이들이 중임제한을 명시한 아파트 관리규약의 소급적용으로 인해 대표자 선출이 무효가 되자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제기한 동대표지위 확인 소송이었다(서울고법 2012나18825 판결).
원고들은 지난 2010년 11월 아파트 동대표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들은 이전에도 수차례 동대표를 역임한 바 있었지만 입주자대표회의는 같은해 7월 개정된 아파트 관리규약의 중임제한 규정을 이유로 이들의 당선을 무효처리했고 이들은 동대표지위 확인의 소를 제기했다.
서울고법은 "시행 전 경력을 중임제한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주민의 자치기구 참여권을 소급적으로 제한하는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소급적용을 해서라도 동별 대표자의 비리를 근절하고자 하는 아파트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할 필요가 있음을 고려할 때 그 효력을 부인할 것은 아니다"라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또한 "관리규약의 상위법인 주택법 시행령 상의 중임제한 규정은 다수의 입주자들에게 보다 아파트의 관리 및 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해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의 다양성을 도모하고, 소수의 몇몇 입주자들이 반복적으로 동별 대표자로 선출돼 아파트 입주자들의 이익과 상치되는 행동을 하는 등 폐해나 폐단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