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산하 비상장은행도 '주식전환형 코코본드' 발행 가능

금융지주 산하의 비상장 은행들도 7월 30일부터 '주식전환형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을 뺀 금융지주 산하 대부분의 국내 주요 은행은 비상장사이다. 이들은 그동안 은행법에 따라 주식전환형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없었다. 상각형 코코본드만 가능했다.

금융위원회는 상장은행 외 비상장은행도 상각형 및 주식전환형 코코본드를 모두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다음 달 30일 본격 시행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조건부자본증권으로 해석하는 코코본드 (CoCo Bond=Contingent Convertible Bond)는 은행 같은 발행주체가 이를 발행할 때 미리 정한 이른바 '예정사유 (trigger event, 가령 부실금융기관 지정 등)'가 생길 경우 자동으로 원리금이 두 가지 형태로 바뀌는 채권을 일컫는다. 주식으로 전환되는 주식전환형과 보상해 갚는 형태인 상각형이다.

국내 은행권에서는 2013년 바젤Ⅲ 자본규제 도입 이후 후순위채권의 자본인정 요건 강화에 따라 매년 4조∼6조원의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 은행법은 상장은행의 경우 두 가지 형태 다 발행이 가능했으나 비상장은행은 은행법의 해석을 동원해 상각형은 가능, 주식전환형은 불가능으로 판정해 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비상장은행도 주식전환형 코코본드의 발행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아래 표 참조]

이 관계자는 "개정안을 통해 상장지주회사의 100% 자회사인 비상장은행의 경우 은행주식 뿐 아니라 지주주식으로도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또 상각 또는 주식전환이 일어나는 '예정사유'를 발행은행이 스스로 미리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금융당국에 의한 부실금융기관 지정만을 상각 예정사유로 해 코코본드를 발행할 수 있다.

금융위는 이와함께 코코본드의 만기에 대해선 은행의 청산·파산일로 정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영구채 발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바젤Ⅲ 규약상 코코본드가 자본으로 인정 받으려면 영구채 형태로 발행돼야 하지만 그동안 국내 규정이 미비해 은행들은 30년 만기 채권을 연장하는 형태로 우회해 코코본드를 발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