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세법개정의 쟁점 과제 세미나'가 정세균 국회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사진은 개회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지난 28일 국회입법조사처와 한국세무학회가 공동으로 주최로 열린 '2016년 세법개정의 쟁점과 과제 세미나'에 참석한 상당수 조세전문가들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점화된 법인세율 인상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번 세미나는 제20대 첫 정기국회 세법개정안 심의에 앞서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사회 여건 변화를 고려한 조세정책의 방향과 지향점을 점검하고 분야별 세법개정 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정세균 국회의장, 임성호 국회입법조사처장, 박정우 한국세무학회 회장 등을 비롯한 세법관련 전문가·기업관계자·학계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이동식 교수와 최정희 교수는 총 81건 세법개정 건의안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요 법률 개정 의견으로 법인의 기부금 한도초과액 계산방법 명확화, 종교단체에 대한 과세제도 개선 등을 언급했다.
이어 정재연 교수는 올해부터 전국 중학교에서 전면적으로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와 연계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교육기부에 대한 세제지원 현황과 찬반 논란을 소개했다. 더불어 다양한 형태의 교육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한 유형별 세제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김영찬 입법조사관은 제20대 국회에서 논의될 조세분야 주요 쟁점인 ▲법인세율 인상 논의 ▲신용카드 세액공제의 일몰 연장 논의 ▲면세점 특허제도 ▲역외탈세 방지를 위한 입법과제 ▲유류세 인하 논의배경 등의 현안 등을 소개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은 김용민 부총장(인천재능대학), 심충진 교수(건국대학교 경영대학), 김재진 선임연구위원(한국조세재정연구원), 문희수 논설위원(한국경제신문), 김영노 팀장(기획재정부 세제실 조세법령개혁팀), 김대은 팀장(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뜨거운 법인세 논란…전문가들 입장 엇갈려
특히 의견이 분분했던 부분은 법인세율 인상 논란과 관련한 대목이었다. 종합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법인세 인상 논의에 대해 '인상이냐 인하냐'를 놓고 의견이 확연히 갈렸지만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며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김용민 인천재능대학 회계경영과 부총장은 법인세율 인상 논의에 대해 "국내 정부지출 예산이 387조인데 1%만 절감하면 법인세율을 인상할 필요가 없다"며 "정부지출을 줄일 생각은 안하고 법인세만 높이려 한다"고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문희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도 "법인세 증세는 세수부족 문제를 단칼에 해결하지 못한다"며 "비과세 감면을 줄여 실효세율을 높이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충진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 "경제가 불확실한 사회에서 정부의 역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법인세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은 현행 세율을 유지하고, 대기업은 과표 200억 이상에 대해 세율을 올려도 큰 부담은 없을 것이다"고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법인세 인상에 대해 찬성, 반대의 양측 논리가 좁혀지기 힘들 것 같다"며 결국은 납세자, 즉 국민의 뜻에 따라 해야 하는 것으로 어떤식으로든 국민 대다수의 질의를 물어야 하지 않겠냐"고 국민들의 의견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대은 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 팀장은 법인세율 인상에 대해 "주요 국가의 법인세율 수준과 자본의 이동가능성 측면과 세수 측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논의가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법인세 관련 논란에 대해 "법인세율 인상 여부를 고려할 때 세부담의 최종 귀착점이 누구인지 봐야 하는데 결국 다 개인이다"며 "실질적인 귀착을 좀 더 냉철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법인세 인상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밖에도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연장, 교육기부 등의 소득공제 부분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김용민 인천재능대학 회계경영과 부총장은 신용카드 소득공제 일몰 연장 논의보다는 세액공제로 환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심충진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청년 취업과 연계된 미취업 자녀들에 대한 인적공제를 확대하는 부분에 있어 연령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고 교육기부 부분은 정부의 재정지출이 있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는 과표 양성화보다는 소비 증진 측면에서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취업 자녀에 대한 인적공제는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부모가 자녀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데 현행법에서는 20세를 기점으로 인적공제 기준선을 지어 놓은 것은 우리 정서에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문희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은 교육기부에 대해 "교육기부를 하는 경우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은 취지야 공감 하지만 교육기부 뿐만 아니라 기부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은 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 팀장은 조세지출 관련 "20대 정기국회에서 신용카드 세액공제의 일몰 연장이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용카드 세액공제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공제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소득공제 제도 확대 운영과 관련해 "이번 세미나에서 미취업자녀, 재능기부, 신용카드소득공제 등 3가지를 논의했는데 우리나라 면세 비율은 40% 중후반이다"며 "소득공제를 확대할 때 정책효과를 볼 수 있는 계층은 절반 밖에 안 된다는 소리다. 혜택 적용 여부에 따라 계층 간 불평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