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여야는 4일 제20대 개원 후 처음 열린 상임위원회 소관기관 업무보고에서 정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발생한 1급 정보유출과 허위폭로에 대해 상대를 겨냥하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새누리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허위 폭로한 것에 대해, 더민주는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되지 않은 'PC방 목사간첩' 내용이 유출된 것과 관련해 여당을 비판했다.
앞서 더민주 조 의원은 지난달 30일 법사위 대법원 양형위원회 업무보고를 앞두고 보도자료를 통해 양형위원으로 위촉된 한 방송사 고위간부의 실명을 거론하며 "성추행 경력이 있는 사람을 양형위원으로 위촉한 것은 기가 찰 노릇"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어 다음 날 정정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했다.
이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혁신비상대책회의에서 더민주를 겨냥 "한 국회의원의 무책임한 폭로로 인해서 방송사의 한 고위간부는 하루아침에 성추행범으로 몰리는 씻을 수 없는 엄청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해당 초선의원은 법적,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정 원내대표는 "야당의 다른 초선의원은 일선 경찰서장들의 금융부채, 신용불량 현황, 자녀학자금 대출 명세 등 개인 신상과 관련된 자료들을 서울지방경찰청에 요구했다"며 "자신이 참여했던 시위를 관할했던 경찰서장들에 대해 보복성 압박을 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의원이 공무원들을 상대로 직무와 관계없는 개인 신상자료를 이처럼 무더기로 요구하는 갑질을 일삼는다면 어느 공무원이 소신을 가지고 제대로 일할 수 있겠는가"라며 "두 야당 초선의원들의 허위폭로와 갑질은 사라져야 마땅한 구태다. 국회의원이 면책특권의 뒤에 숨어서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를 일삼는 일은 더 이상 없어져야 한다"고 의원 특권 내려놓기를 주장했다.
반면,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정보위 국가정보원 비공개 업무보고를 통해 알려진 'PC방 간첩'과 관련, 간첩혐의로 체포된 남성이 현직 목사신분이라는 내용이 유출된 것에 대해 여당을 질타했다.
당시 비공개 업무보고에서는 PC방에서 북한에 국내정세를 보고하던 남성을 간첩혐의로 체포했다는 내용이었지만 그의 신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언론을 통해 목사신분이 알려지면서 야당은 정보위 특성상 여야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언론에 공표를 하지 않아야 함에도 관련 사실이 언론에 공개돼 국정원과 여당이 언론에 흘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새누리당을 겨냥 "이번 6월 국회에서 국정원과 기무사가 이야기하는 대북정보나 여러 가지 정보들이 정보위원장과 여당 소속 정보위원들에 의해 유출되어 대서특필되는 이상한 사례들을 또다시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며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19대 국회에서 보였던 적폐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임위가 있어 지적하겠다. 정보위원회"라며 "그동안 우리 당이 개헌국회 협상과정에서 끊임없이 정보위의 상설화 내지는 미국식 정보위 구성을 요구해왔다. 그 이유는 정보위에서 다루는 정보가 핵심적인 가치가 있는 정보이고, 거기서 다루는 정보들은 향후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게끔 공유하는 시스템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보위에서 다뤄지는 고급 비밀은 바깥으로 유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전 세계의 정보위원회의 특성이 19대 국회에서는 유지되지 못했다"며 "사실상 정보위가 국정원과 기무사가 국내에 언론플레이하는 통로로 활용 되고 있다. 이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원내대표는 "해외의 경우에는, 국회 정보위원이 누군지 이름조차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비밀주의를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국회 정보위에서 1급 정보들이 마구 유출돼서 대서특필되고 있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정보만 유출돼서 언론에 보도되는 희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향후 정보위는 정보를 흘리는 정보위가 아니라 정보를 모으고 지키고 분석해서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게 하는 정보위가 되어야 한다"며 "이번 20대 국회에서도 정보위원회가 19대 국회와 똑같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개혁과제로 다시 한 번 강조 드린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