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연초 14만가구 분양계획 16만가구로 확대
상반기 시장호조로 하반기 일반분양물량 2배로 늘려
건설사들이 당초 예상보다 상반기 분양시장이 호조세를 보이자 하반기 물량을 계획보다 크게 늘려잡아 치열한 분양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대림산업,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SK건설, 한화건설 등 대형 주택공급사들은 하반기 분양물량을 상반기 실적보다 67%나 늘려 잡았다. 그 중 분양경쟁이 심한 일반분양물량이 연초계획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이들 건설사들은 연초에 올해 14만4212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었다. 지난해 분양실적 19만8394가구에 비해 공급물량을 5만4000가구, 27% 줄일 계획이었다.
지난 연말부터 정부가 가계대출을 제한한데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움직임을 보였고 지난해 50만 가구가 넘는 역대 최대 물량이 공급됐기 때문에 올해는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기때문이다.
10대 건설사 주택공급 실적 및 계획 (단위 : 가구)
◆ 자료 : 각 회사 분양 실적 및 계획
그러나 1, 2월 주춤했던 분야시장에 봄바람이 불면서 견본주택에 수만명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GS건설의 '부산마린시티자이'가 837대1의 경쟁률을 보이는 등 이곳 저곳에서 수백대1의 경쟁률이 다시 터지면서 시장은 작년 못지않게 뜨겁게 달아 올랐다.
이를 지켜본 건설사들은 서둘러 분양물량을 모았고 결국 올 하반기 10만 가구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낸다는 계획이다. 분양물량이 잘 소화될 때 분양하지 않으면 내년이후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판단때문으로 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건설사들은 6만 431가구를 분양했는데 하반기에는 10만 142가구를 준비중으로 상반기 실적보다 67%나 많은 물량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분양에 사업사활이 걸린 일반분양은 5만8987가구로 회사별로 60~80%를 일반분양으로 채워 넣어 어느때보다 분양경쟁도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래도 분양시기를 하반기에 맞추다 보니 회사가 일정을 조절하기 힘든 조합주택보다는 일반분양 물량을 하반기에 많이 배치했을 거라는 업계의 설명이다.
10대 건설사 2016년 주택분양 실적 및 계획 (단위 : 가구)
가능한 프로젝트 모두 포함...시장 상황에따라 가변적 추진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이렇게 많은 물량이 모두 다 시장에 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도 만만치 않다.
하반기 물량이 많아 진 것은 언제나 그렇듯이 상반기에 미처 분양하지 못한 물건이 뒤로 밀려 하반기 계획에 포함된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 당초 계획과 밀려난 계획을 모두 실행하기에는 시간, 자금, 인원 등 물리적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시장상황이 좋으니까 사업초기단계 물건도 일단 서둘러 분양계획에 포함시킨 밀어내기식 계획도 상당부분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조사과정에서 일부 회사의 경우 구체적인 분양시기가 없는 물건도 많았고 또 다른 회사는 12월에 분양계획이 몰려 있는 경우도 눈에 띄었다. 모두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추진되거나 내년으로 밀려날 수 있는 물건으로 풀이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예상치 못하게 상반기 시장이 좋아 하반기 계획에 분양 가능한 물건을 모두 포함시켰다"며 "시장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성공률이 높은 물건을 위주로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계획이 가변적임을 시사했다.
"주택에 영업력 집중...주택 외에도 다양한 수익원 찾아야"
건설연구소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하반기에 대규모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해외건설도 공공건설도 줄어 든 상황에서 현재 건설사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유일한 영업이 주택밖에 없어서 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물량과다로 분양이나 입주 리스크가 커지기 전에 해외시장과 공공재 등 다양한 수익원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의 해외금융지원과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건설, 정부발주공사 그리고 주택으로 3분화돼있던 건설사의 수익구조가 최근 해외건설과 정부발주공사가 줄면서 주택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수익구조로 전환됐다는 얘기다.
올 하반기 건설사들은 치열한 분양경쟁 속에서도 줄어든 해외건설 회복 등 또 다른 수익원을 찾아내야 하는 숙제까지 함께 짋어지고 가야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