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 대전정부청사 전경.
관세청 고위공무원 인사가 무척이나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퇴직 등 각종 사유로 고위공무원 자리가 공석이 되고 있지만 좀처럼 빈자리는 채워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관세청은 21일 현재 본청 심사정책국장, 부산본부세관장, 대구본부세관장 등 총 3자리가 공석인 상태다. 관세청 내 몇 안 되는 고위공무원 나급(2급) 자리로, 관세공무원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보고 싶어 하는 선망의 자리로 불리는 곳.
특히 본청 심사정책국장과 대구본부세관장 자리는 지난 5월2일부터 지금까지 무려 80일이 넘도록 공석인 상태다.
부산본부세관장 자리는 박철구 전 부산세관장이 지난달 30일자로 급작스레 명예퇴직을 결정함에 따라 공석이 된 채 방치되어 있다.
심사정책국장과 대구본부세관장이 공석이 된 이유는 기획재정부와 관세청 간의 고위직 인사교류 때문. 지난 5월2일 김종열 당시 관세국제조세정책관이 관세청 차장으로 임명됐으며 주시경 전 대구본부세관장이 기재부로 전출됐다.
같은 날 차장 자리와 함께 공석이던 기획조정관 자리엔 이찬기 당시 심사정책국장이 임명되면서 심사정책국장 자리 역시 공석이 됐다.
문제는 공석에 따른 후속 인사가 너무 길어지고 있다는 것.
직무대리를 통해 업무공백을 메우고는 있지만 관세청 내 요직 중 요직으로 불리는 심사정책국장 자리가 80일 넘게 공석이고 5개 본부세관 중 세관장 없는 본부세관이 두 군데나 된다는 것은 관세청 입장에서도 큰 손실이라는 것이 안팎의 시선이다.
인사가 늦어지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올해 초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의 여파 때문이다.
올해 초 관세청 고위직 간부 2명(이돈현 전 관세청 차장, 정일석 전 기획조정관)이 총리실 감찰 조사를 받은 뒤 직위해제 상태가 됐는데, 징계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승진 인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 징계 결과(감봉)가 나오면서 부랴부랴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관세청의 설명.
관세청에 따르면 현재 관세청 고위직 인사는 아직 초반전(인사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전언이다. 인사검증이 완료되면 관계기관 승인 절차를 거친 후 승진, 전보 등을 통해 공석인 자리를 즉각 메운다는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