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총리, 오는 27일 추경안 시정연설…누리과정 예산 쟁점
정부가 1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오는 26일 국회로 송부하기로 한 가운데 추경안 처리를 놓고 여야 공방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여야는 오는 8월12일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처리키로 잠정 합의했으나 야당은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청문회 개최 문제 등을 요구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신속한 추경안 처리를 내세우고 있어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혁신비대위 회의에서 "(추경)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시기를 놓치지 않고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정치 목적의 소모적인 공방으로 민생 살리기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신속한 추경안 처리에 야당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야당이 추경의 목적과 관계없는 누리과정 예산으로 발목을 잡으면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최소 광복절 전에는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최근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추경을 실시한다고 하는데 추경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런 형태의 추경으로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특히 더민주와 국민의당 등 야당은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정부를 향해 지방교육청에 떠넘기는 식의 재원 마련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누리과정 예산에 관한 문제가 해결돼야 추경안 처리 등 향후 의사일정을 확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야당의 이 같은 요구에 "누리과정은 법적인 사안으로, 추경 정국에서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다루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부실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한 청문회에 대해서도 여야 모두 개최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하면서도 야당은 논란이 된 청와대 서별관 회의를 포함시킬 것을 주장하고 있고 여당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여야는 이날 추경 시정연설을 오는 27일 오후 2시 국회에서 갖기로 했다. 이에 황교안 국무총리가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의 내용과 취지를 설명하는 시정연설을 할 예정이다.
◈ 친박 당권주자 이정현, 우병우 '사퇴' 촉구
갖은 권력형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사퇴의 목소리가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지켜보자'며 신중론을 폈던 친박계 당권주자인 이정현 의원까지 나서 '들끓는 여론'을 내세우며 사퇴압박에 들어갔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은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병우 수석은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며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자리에서 물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개인적으로 왜 억울함이 없겠냐만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검증하는 자리를 유지하기에는 너무 많은 의혹을 낳았다"며 "그대로 있을수록 국민들의 분노지수만 올라간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비박계이지만 당 지도부 회의에서 우 수석의 사퇴 목소리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특히 친박 핵심인 당권주자 이정현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 라디오에 나와 "봉급생활자, 영세 자영업자 등의 입장에서 봤을 때 1300억원(빌딩거래대금)이라는 액수 자체는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것"이라며 "국민 여론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문제점이 있다면 어떻게 버틸 수 있겠냐, 당연히 그만둬야 한다"면서도 "문제점이 없는데 의혹이 제기된 때부터 전부 그만두게 하면 (국정운영) 시스템이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야당은 거듭 우 수석의 '자진사퇴'를 종용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대통령은 인사쇄신을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에 있어 정치권 정쟁을 위한 이야기라 생각하지 마시고, 실질적으로 정국을 안정시키고 일을 처리하기 위해선 바로 인사쇄신이 수행돼야 한다고 말씀드린다"며 우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우 수석은 대통령이 휴가 구상을 내놓기 전 먼저 본인 거취를 결정하는 게 예의"라면서 "이미 여당에서도 사퇴 주장이 거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버티기로 일관하는 모습은 민정수석이라는 자리에 있는 사람으로 볼 땐 적절하지 않다고 보인다"고 압박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대위 회의에서 "우 수석이 물러나서 레임덕(권력누수)이 오는 게 아니다"며 "우 수석 때문에 레임덕이 생기는 것이다. 레임덕을 막기 위해서라도 우 수석은 물러나야 한다"고 거듭 사퇴를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