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가 자식에게 가업을 상속할 때 발생하는 세금을 줄여주는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사후관리 등 요건을 완화하는 수준으로 재정비된다.
그동안 재계를 중심으로 가업상속공제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으나, 정부 내에서는 세금혜택을 늘리는 것은 여전히 '부의 세습'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논란이 되는 부분만 드러내는 수준으로 제도 개편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가업상속재산을 처분했을 때 상속세가 추징이 되는 기준을 놓고 개인과 법인 간 형평성이 저해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법인에게 적용되는 사후관리 요건을 손질하기로 했다.
또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에 불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는 요건도 고치도록 했다.
정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6년 세법개정안'을 발표, 관련 13개 법률개정안(국세기본법 등)을 입법예고 및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거쳐 9월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과세특례 제도를 통해 연매출 3000억원 미만 중소·중견기업의 창업주가 가업을 상속하는 경우 가업상속재산가액의 100%를 가업경영 기간에 따라 최대 500억원까지 상속가액에서 공제해주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세금혜택을 받았다고 해서 상속세가 추징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상속개시 일부터 10년 이내에 '상속개시 후 5년 이내에 가업용자산의 10% 이상, 10년 이내에 20% 이상을 처분한 경우' 등의 요건을 어길 시 가업상속공제액 중 일정액을 상속개시 당시의 과세가액에 산입해 상속세가 부과되기 때문.
이는 가업상속공제의 악용을 막는다는 차원에서다.
그러나 가업상속재산으로 주식을 증여하는 법인에 적용되는 사후관리요건이 개인사업자와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에 법인의 상속재산이 주식일 때, 주식에 대해 사후 관리하도록 고쳤다.
다만 법인기업이 자산을 처분하더라도 업종유지 의무와 고용유지 의무는 지속적으로 부담하도록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법인가업의 경우 업종유지의무 및 상속재산인 주식처분 금지의무가 있는 점 등을 감안해 사업용 고정자산 처분 제한을 폐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개인가업의 가업상속재산가액을 사업용 자산 가액에서 부채를 차감한 '사업용 순자산가액'으로 변경하도록 했다.
아울러 애매하게 규정되어 있는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도 손질했다.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에 사실상 중견기업도 포함되나, 세법에는 매출액 3000억원 이상 기업 및 상호출자제한기업 제외 등으로만 규정되어 있다. 이에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에 조세특례제한법상 중견기업을 넣어 제도의 적용대상을 명확하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