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매출·시장점유율 하락…14년만에 영업적자
2월 결산법인 홈플러스의 지난해 영업실적(2015.3~2016.2)이 매출과 시장점유율은 뒷걸음질치고 영업이익마저 14년 만에 적자 전환하며 곤두박칠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5년 이래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3년 이후 하락세를 그리다 급기야 6조원대로 추락했고 시장점유율 역시 3년 연속 경쟁사인 이마트, 롯데마트보다 큰 폭으로 떨어져 브랜드 파워마저 약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여기에다 영업이익마저 지난 2001년 118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이후 14년 만에 손실을 내는 등 외형과 손익 모두 초라한 성적표를 내밀었다.
매출·영업손익·점유율 모두 이마트·롯데마트에 완패
이같은 실적은 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사와 비교하면 더욱 초라한 성적표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은 대형마트 3사중 유일하게 4.3% 줄었다. 게다가 가장 많은 영업 손실까지 기록하고 시장점유율마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별도재무제표 기준 홈플러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6조7468억원으로 전년도 7조526억원 대비 4.3% 감소했다.
반면에 업계 1위 이마트는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11조1489억원의 매출을 시현해 전년대비 2.9% 증가했고, 롯데마트 역시 약 1.4% 증가한 8조3237억원을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3사 중 가장 초라한 매출 실적을 보였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경기 침체 지속 및 유통 관련 규제, 메르스 여파 등이 대형마트 산업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특히 홈플러스의 경우 이전 대주주였던 영국 테스코의 실적 악화 여파로 한국에 대한 중장기적 전략 부재와 이에 따른 투자 부재 등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홈플러스와 같은 국내 영업 규제와 조건하에서 이뤄낸 성장세여서 홈플러스 측 설명에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똑같은 국내 영업 환경에서 유독 홈플러스만 매출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4년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대 국민 경품사기극의 전모가 밝혀지면서 고객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진 것도 매출 감소에 상당부분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공정위의 중소협력업체들과의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도 홈플러스는 2012년 이후 지난해까지 4번의 평가에서 3차례나 최하등급을 받았다. 이를 감안하면 고객과 협력사와의 상생과 소통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전반적인 브랜드 경쟁력 약화를 초래했고 이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외형이 감소하는 결과를 빚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7조3255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매출은 사기극이 터진 2014 회계연도 말 7조526억원으로 떨어진데 이어 지난해에는 6조7468억원으로 7조원 밑으로 떨어져 이같은 추론을 뒷받침하고 있는 모양새다.
영업손실 1490억원 14년만에 적자…격려금 등 인건비가 발목
영업이익 또한 2014년 1944억원 흑자에서 지난해 14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함으로써, 지난 2001년 이후 14년 만에 적자로 전환되는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내밀었다.
이 같은 성적표는 이마트가 전년대비 4.2% 감소한 6294억원의 영업이익을, 롯데마트는 614억원의 영업손실을 시현한 것에 비해 부진한 실적이다.
이는 매출 감소로 인해 매출 총이익이 줄어든 데다가 인건비, 복리후생비 등 판관비가 전년대비 오히려 1022억원이나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급여와 수당이 전년대비 757억원, 잡급 601억원, 복리후생비 475억원 등 인건비 부문에서 총 1814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그동안 맘고생을 한 2만6천여 임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약 1000억원의 격려금을 지급한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영업결손도 문제지만 당기손익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홈플러스는 지난 2014년 2990억원의 당기순손실에 이어 지난해에도 2903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2 회계연도 합산 5983억이라는 거액의 손실을 봤다. 그동안 쌓아온 이익잉여금의 상당부분을 까먹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장점유율 역시 3사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돼 브랜드 파워까지 약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사 시장 점유율은 이마트가 28.5%로 2014년 28.7%대비 0.2%P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도 15.7%에서 15.2%로 0.5%P 하락한 반면에, 홈플러스는 25.1%에서 23.2%로 1.9%P나 떨어져, 하락폭이 경쟁사 대비 4배~10배가량 됐다.
대형마트 3사의 시장 점유율은 영업일수 제한 등 정부의 각종 규제와 더불어 최근 대세 유통 채널로 급부상한 편의점과 면세점, 온라인몰 등의 성장세에 시장을 잠식당해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마트업계의 국내 영업여건이 녹녹치 않아 각 사별로 지속성장을 위한 새로운 사업이나 동력의 발굴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새로운 대주주와 경영진이 합류해서 그동안 진행되지 못했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며, 올해 신선식품 강화와 온라인 판매 채널 강화 등을 통해 새로운 홈플러스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