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대표(오른쪽)가 10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예방했다.(사진 새누리당)
◈ 野 "대통령 측근, 靑-野 중재역할" 주문
야권이 10일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 대표를 향해 '당청소통', '야당과의 협의'를 이끌어 낼 것을 한 목소리로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이날 이 신임 대표가 예방한 자리에서 "대단하시다"고 축하인사를 건넨 후, "박근혜 대통령 최측근이니까 여소야대를 잘 이끌어 가시려면 우리 이 대표가 야당과 청와대 사이 중재역할을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표는 "그래야 박 대통령도 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가 "잘 이끌어주시고 (야당이) 잘 해주시면…"이라고 하자, 김 대표는 "나는 전적으로 협력할 용의가 충분히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또 "여러 과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여당이 양보를 좀 해줄 수 있는 그런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당 대표 된 기념으로 해결 좀 해달라"며 전기세 누진제 개편 문제를 꺼냈다.
이 대표는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서 (논의를) 하려고 한다"고 화답했다.
이 대표는 "평소 김 대표가 너무 합리적이기 때문에 정말 진지하게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도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체제'와 관련해 "그동안 오리무중에 빠져있던 새누리당이 정상가동할 수 있는 체제가 정비되는 것 같다"면서 "국회가 원활히 될 수 있도록 이 대표의 여당 대표로서의 역량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 국회는 지난 4·13 총선에서 여소야대라는 국민의 명령을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젠 국회가 협치를 하지 않고서는 어떤 사항도 통과시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종전과 같은 사고로는 문제 해결에 아무런 진척을 가져오지 못한다는 것을 여당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여당이) 선거결과에 대해 별로 인식이 없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여야가 제대로 머리를 맞대고 타협하지 않으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이정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가장 측근에서 모셔온 분이기에 대통령에 대한 협의도 누구보다 잘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가 워낙 특수해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뒤 "집권당 대표로서 민심을 청와대에 잘 전달해 대통령과 청와대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해 달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이날 전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어제 보수정당 역사상 최초로 호남 출신 당 대표가 탄생했다"며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더 열심히 하겠다는 다짐을 책임 있는 '제1야당'으로서 결의한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가 호남 출신임을 강조, "박근혜 대통령은 차기 개각에서 반드시 호남 출신, 특히 전북 출신을 발탁해 이번만은 전북도민의 눈물을 닦아줘야 한다"면서 "이 대표에게도 이 점을 강력하게 건의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 이정현 첫 일성, 비박계 '겨냥'…朴 대통령, 11일 새 지도부와 오찬
새누리당 이정현 신임대표는 10일 "대통령과 맞서고 정부에 맞서는 것이 마치 정의고 그게 다인 것처럼 인식한다면 여당 소속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당내 비박계를 겨냥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러 온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거듭 "여당이 야당과 똑같이 대통령과 정부를 대한다면 여당의 본분과 지위, 신분을 포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전날(9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바로 다음 날인 이날 비박계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은 비박계 대선주자인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해 비박계 중진 의원들이 전대에 앞서 박근혜 정부 실정과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정부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은 방향으로 간다면 국회에서 과감히 지적하겠다"며 "협조할 건 협조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는 입법부의 일원과 집권여당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어떤 역할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강조했다.
그는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박 대통령과 언제든지 소통하겠지만 다소 많은 사안에 대해서는 김 수석을 귀찮게 하겠다"며 "밤늦게까지 일하는 '올빼미' 스타일이라 새벽 1∼2시에도 전화할 수 있다"고 김 수석을 긴장시켰다.
이에 김 수석은 "박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도 된다"면서 "이 대표가 당선된 것은 잠자는 호랑이의 입을 벌려 생 이빨 두 개를 뽑아오는 것보다 더 힘들고 위험한 일이었다"며 이 대표를 치켜세웠다.
특히 김 수석은 박 대통령이 11일 이 대표를 비롯한 신임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회동을 가질 뜻을 전달했고 이 대표는 이에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