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태 회장(사진 왼쪽)과 김영식 회장 내정자 =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이 내년말까지인 임기를 채우지 않고 자진퇴임하기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우측은 후임 회장으로 사실상 내정된 김영식 부회장. 현재 안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 부회장은 늦어도 11월 중 삼일의 사원총회에서 새 회장에 선출될 전망이다.
후임은 김영식 부회장 유력… 안 회장 늦어도 11월 퇴임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회장이 내년말까지의 잔여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회장직에서 자진용퇴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경태 회장의 후임은 안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영식 부회장이 유력하다.
삼일회계법인 및 회계사업계에 따르면 안경태 회장은 최근 열린 삼일 임원회의에서 "오는 11월 실시예정인 사원총회 때까지만 회장직을 유지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다.
후임 회장으로는 회장직 업무인수인계를 받고 있는 김영식 부회장이 사실상 내정된 상태다.
■ 안경태 회장 왜 물러나나
안 회장은 지난 5월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에게 한진해운 자율협약 신청에 관한 미공개 내부정보를 흘렸다는 의혹을 받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최은영 회장이 집안혼사 중매를 선 안 회장에게 맞선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듣기 위해 만남을 요청한 것일 뿐 한진해운 사태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한진해운 사태로 인해 삼일회계법인이 위상에 커다란 타격을 입었고 검찰수사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더 이상 회장직을 유지하는 것이 회계사업계와 삼일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삼일 경영진들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안경태 회장이 위기에 처한 삼일의 대외신인도를 다시 세우기 위해, 임기를 다하지 않고 '살신성인'의 자세로 자진용퇴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김영식 부회장은 어떤 사람?
김영식 부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 중에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1978년 삼일에 입사해 38년간 삼일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삼일맨이며 삼일의 중흥을 이끈 공로로 2014년 6월 부회장직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김영식 부 회장이 새 회장에 선출되면 '고려대, 경기도 출신' 첫 삼일 회장이 된다.
삼일 회장은 '서울대, TK 출신'이라는 등식이 깨지는 것이다.
당초 삼일 경영진들은 안경태 회장이 내년말까지 임기를 다 채우고 난 뒤 삼일을 이끌 후계자로 내부에서 여러 인재를 발탁하여 육성 중이었으나 뜻하지 않은 한진해운 사태로 인한 비상시국을 돌파할 적임자로 김영식 부회장이 지목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영식 부회장은 연륜이 풍부하고 리더십이 강력할 뿐만 아니라 '마당발'이 아닌 '운동장발'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폭이 큰 인물이다.
[김영식 부회장 프로필]
3700여명의 전문가를 거느린 45년 역사의 우리나라 최대 회계법인 삼일의 최고경영자. 안경태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014년 6월말 인사에서 삼일 입사 36년만에, 초대 CEO 서태식 명예회장, 2대 CEO 안경태 현 회장의 뒤를 잇는 실세계보의 정점에 섰다.
삼일 1세대 원로그룹에 이어 2.5세대 리더로써 삼일회계법인의 중흥을 이룬 공로를 인정받은 셈.
고려대 경영학과 재학 중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 1978년 삼일에 입사해 감사분야에서 성장했다. 30대 초반부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삼성 등 대기업 감사업무를 맡아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
삼일이 필요할 때마다 적재적소에 배치돼 조직에 헌신했다. 감사파트 부대표를 맡다가 세무파트 성장 필요성이 제기되자 즉각 세무파트 대표로 자리를 옮겨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다가 4년전 감사분야가 저성장의 어려움을 겪게 되자 다시 감사파트 대표로 자리를 옮겨 위기탈출을 위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크지 않은 체격에 날카로운 눈매와 다부진 외모, 강렬한 인상 그대로 회의석상에서 직설적인 화법으로 부하직원을 나무라는 거침없는 스타일. 하지만 업무상으로만 그럴 뿐 사적으로는 잔정이 많고 뒤끝이 없어서 따르는 사람이 많다.
화통한 성격에 가끔 필이 통하면 두주불사(斗酒不辭). 해외 파트너인 PwC 관계자들이 그에게 'Bomb Kim'(폭탄주 김)이라는 별명을 지어 주었다 한다.
2014년 6월 27일 열린 삼일 사원총회에서 그동안 없었던 부회장직이 부활되면서 삼일의 감사, 세무, 컨설팅, 재무자문 등 4개분야의 경영을 총괄하는 부회장으로 승진하여 명실상부한 실력자임을 대내외에 알렸다. 골프 열정도 남다르다. 2~3년 전까지 80대 초반 스코어였으나 최근에 물이 올라 72타에 근접한 로우핸디 행진 중.
[약력] ▲1957년생 ▲제물포고-고려대 경영학사, 홍익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국민대 대학원 경영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