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원산지 증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수입 금괴에 관세를 부과한 처분은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24일 삼성물산이 서울세관장을 상대로 제기한 관세 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원심을 확정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삼성물산은 지난 2006년 11월~2007년 9월 기간 동안 총 11회에 걸쳐 스위스산 금괴를 수입했다.
삼성물산은 이후 서울세관에 한국·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금괴에 대한 관세율을 0%로 수입 신고했다.
그러나 서울세관은 수입 금괴에 협정 세율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심사하기 위해 지난 2008년 6월 스위스 관세 당국에 원산지 검증을 요청했지만, 10개월이 넘도록 회신을 받지 못하자 3%의 관세율을 적용해 약 8억4500만원의 관세를 부과했다.
삼성물산측은 "스위스의 금괴 제조사가 원산지 진위와 관련한 행정소송 중이므로 특혜관세대우를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관세 부과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인 행정법원은 "스위스 관세당국이 검증요청일로부터 10월 이내에 회신하지 않은 사정은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1심은 이어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협정 부속서 제24조7항에 의해 '해당 서류의 진정성 또는 상품의 원산지를 판정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경우 특혜관세대우를 배제할 수 있는 점을 볼 때 세관의 관세부과는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1심 재판부는 또 "예외적인 경우를 광범위하게 해석할 경우 간접검증 방식의 실효성을 상실할 우려가 있고, (스위스 내) 소송 제기 등 외부적인 요인이 회신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없다"며 관세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인 고법 역시 "1심 판결이 정당하다"며 삼성물산에 패소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