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재 3단계 과표구간을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법인세 과세체계를 단순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제적인 흐름에 발맞춰 조세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법인세율 인상론이 나올 때부터 이어지는 케케묵은 과제로, 법인세 세율구조를 '2단계' 또는 '단일화'로 조정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1일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법인과세 분야 관련해 중장기적인 조세정책방향으로 법인세 과표구간을 손보기로 했다.
현재 우리나라 법인세 과세체계는 3단계 과표구간에 최저 10%~최고 22%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정부가 법인세율을 올리는 대신에 과표구간을 조정한다는 데는 세계적으로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영국, 일본, 캐나다 등 34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18개 국가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법인세율 낮추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3단계 누진구조로 법인세를 매기는 OECD 회원국은 벨기에와 미국 등 두 나라 밖에 없다. 최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이들 두 나라의 누진구조도 한국처럼 이익을 많이 내는 기업에 벌칙성 누진세율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근거로 OECD 주요국이 채택하고 있는 단일세율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더욱이 우리나라의 법인세 최고세율(22%)은 OECD 평균인 22.9%(지난해 기준)에 비해 낮으나, 우리기업들이 부담하는 세부담 규모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법인세 세수비중은 2013년 기준으로 총 조세대비 19.8%, GDP대비 3.4% 수준이다. OECD 평균 법인세 비중은 각각 11.8%, 2.9%로 우리나라 보다 낮다.
법인세수도 2012년 이후 2년 연속 감소추세를 보였다가 지난해에는 직전연도보다 2조3000억원이 늘어난 45조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세율구조를 단순화시켰을 때 기업 규모에 따라 세부담의 형평성 문제가 따라온다는 점이다. 2단계로 세율구조를 줄일 경우 최저세율을 적용받는 중소기업의 세율이 올라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세율을 단순화 시켰을 땐 대기업의 실효세율이 낮아질 가능성도 크다.
이같은 이유로 여야 할 것 없이 세율구조 손질에 반대표를 던졌다.
또한 정부는 기업소득환류세제 등 한시적으로 운영 중인 '가계소득증대세제 3대 패키지'를 지속할지의 여부를 포함한 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세법개정안에는 기업소득이 임금증가·투자로 환류가 되도록 환류세제를 재설계하는 안을 담았다.
사업재편 등에 따른 규제와 지원 등을 한 번에 해주는 이른바 '원샷법(기업활력제고특별법)'에 따른 세제지원책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합병·분할 등 기업이 구조조정했을 때 세제지원 요건도 정비하고, 상시적 특례의 법인세법 이관 등 구조조정세제 체계도 손질하기로 했다.
아울러 비영리법인에 대한 이원적 과세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수익사업에 대한 법인세 부과, 증여이익에 상속·증여세 부과 체계에 대한 불합리한 부분을 바로 잡겠다는 것이다.
또 기업회계 상 당기순이익에 기부금·접대비 등 일부 항목만 세무조정해 특례세율(9%, 12%)을 적용하는 조합 법인에 대한 과세특례 제도를 영세 중소기업(비영리법인 포함) 간 형평성을 고려해 정비하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