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불참으로 '반쪽 국감'이 진행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농해수위 김재수 장관 출석, 野 "국무위원 자격 없어"
제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26일 집권여당의 자리가 텅텅 비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국감 첫 날인 이날 법제사법·정무·미방·교문·외통·국방·안전행정·농해수·산자·보건복지·환노·국토교통 등 12개 상임위에서 국감이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국감 보이콧'을 선언한 새누리당으로 인해 '반쪽 국감'이 됐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야당 단독으로 통과된 후, 새누리당은 모든 의사일정을 거부하며 국감에 불참하고 있다.
여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위원장들의 불참으로 개회조차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야당 의원들만 자리를 채우고 앉아있었다.
국방부 감사가 예정된 국방위에서는 새누리당 소속인 김영우 국방위원장 등 여당 의원들의 불참했고, 대법원을 상대로 국감을 벌이기로 한 법사위도 새누리당 소속 권성동 위원장 등 여당 의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양승태 대법원장도 국감장에 보이지 않았다.
행정자치부에 대한 국감이 예정된 안정행정위와 국무조정실, 국무총리 비서실에 대한 국감을 벌일 예정이던 정무위원회도 여당 의원들은 참석하지 않았다.
더민주 소속 의원이 위원장인 외교통일위와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보건복지위, 환경노동위 등은 야당 의원들만 정상적으로 업무보고를 받고 질의를 벌였다. 다만 더민주 조정식 의원이 위원장인 국토교통위는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한 국감에서 의사진행발언만 한 채 정회했다.
특히 농해수위 국감장에는 해임건의안의 당사자인 김 장관이 10시 정각 출석해 눈길을 끌었다.
더민주 소속 김영춘 농해수위 위원장은 "국감을 앞두고 농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며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감사위원들은 엄중하게 감사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을 향해 "더 이상 국무위원 자격이 없다"고 자진사퇴를 압박했고, 김 장관에게 업무보고를 받을 수 없다고 해, 오경태 차관보가 업무보고를 했다.
농식품부의 현안에 대해서도 이준원 차관을 상대로 질의를 펼쳤다.
다만 야당 의원들은 김 장관에게 퇴장을 요구하지는 않았다.
국민의당 소속의 장병완 의원이 위원장인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역시 새누리당은 불참한 채 국감이 진행됐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를 상대로 한 국감에서는 주형환 산업부 장관의 지난 상임위 불출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주 장관은 지난 6일 전기요금 개편 관련 국회 전체회의에 불참했다.
주 장관은 당시 오전 9시5분 인천에서 출발, 태국을 경유해 라오스에 오후 8시45분에 도착하는 대한항공편을 이용했다. 그러나 야당 의원들은 당일 오후 6시25분 인천에서 출발해 오후 9시45분 라오스에 도착하는 '저가항공' 진에어도 이용할 수 있었다고 질타했다.
야당 의원들은 거듭 주 장관의 불출석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지만 주 장관은 참석을 하지 못한 불가피성만 강조했다.
이에 장 위원장은 "장관이 국회를 경시하는 듯한 자세를 문제 삼는 것이다. 구구절절 변명으로 일관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라고 질타했다.
외교통일위원회 역시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부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야당은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 출연금 10억엔 성격과 소녀상 철거 문제를 놓고 정부를 추궁했다.
더민주 강창일 의원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향해 "(일본에) 돈을 왜 받았느냐. 이게 배·보상금이냐 위로금이냐 솔직하게 얘기해 달라"고 질문했다. 윤 장관은 이에 대해 "일본 정부 예산으로 10억 엔을 받아낸 것은 과거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성과"라고 정부 성과로 강조했다.
박병석 의원은 소녀상 철거 문제에 대해 "매주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수요 집회를 하는데 단 한 번도 공공의 안녕과 위엄을 해한 적이 없다"며 "불가협정 합의문에 (이를) 넣은 건 우리 정부도 (소녀상 철거를) 인정한 거 아니냐"고 꼬집었다.
특히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 할머니는 정부를 향해 "정부가 손 떼면 좋겠다"며 "더는 할머니들을 팔지 마라"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