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들의 권력 비리 의혹이 거듭 불거지면서 여야 관계 역시 악화일로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최순실씨와 차은택 광고감독,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등에 대한 국정감사 증인채택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거듭 막아서고 있는 것을 비판하며 '공조'의 뜻을 다졌다.
이에 새누리당은 제3당인 국민의당을 겨냥, "더민주의 2중대"라고 자극하고 나섰다.
더민주 추미애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2013년 최순실씨 딸(정유라씨)의 승마 문제와 관련 조사를 벌이다 좌천됐던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 과장이 최근 강제로 공직에서 물러났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이 사람 아직도 있어요'라는 대통령의 한마디로 이 사람은 파리 목숨이 되어버렸다"며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날 한 일간지는 "3년 전 최순실 씨 딸의 승마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나쁜 사람'이라고 지칭해 좌천됐던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국장과 과장이 최근 강제로 공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들의 사퇴에는 박 대통령이 '이 사람들이 아직도 있어요'라며 공직에 남아 있는 걸 문제 삼은 게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추 대표는 "정말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혼용무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공직을 자신의 주머니 속 공깃돌 취급하고 공직자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취급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람 아직도 있어요' 그 말 한마디에 이 나라의 2급 공무원이자 행정고시를 우수성적으로 합격했고 공직에 성실하게 전념한 사람, 동기 중에도 업무평가 선두에 있었던 사람, 국가공무원법의 보호를 받는 사람이 강제퇴직 당하는 일이 일어났다"며 "그 사유는 대통령이 총애하는 사람의 따님의 일을 제대로 보필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전해철 최고위원은 청와대가 '관례'를 이유로 우병우 민정수석의 국감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데 대해 "나는 물론 문재인 대표도 (민정수석 재직 당시) 모두 국감에 출석했다"고 청와대의 '관례'주장을 반박했다.
전 최고위원은 "당시 출석은 모두 야당이던 새누리당의 요구로 이루어졌다"며 "불출석 관행이 아닌 출석 관행이었다"고 새누리당과 청와대를 겨냥했다.
그는 "우 수석의 경우 아들 특혜 보직변경 의혹, 부동산 차명소유 의혹 등 개인비리에 대해, 그리고 진경준 부실검증과 최순실 권력실세 국정농단 등 민정수석으로서 제대로 업무수행을 했는지 분명히 밝혀야할 내용이 많다"며 "관례를 핑계로 출석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김영한 민정수석의) 항명파동에 대해 '그래도 국회에 나와야하지 않았을까'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박 대통령을 비난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납득하기 어려운 궁색한 논리로 정당한 증인채택을 정치공세로 치부하고 거부하는 것은 대통령 심기와 우병우 보호를 위해 존재하는 정당이란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며 "우병우를 지키고 청와대를 지키는 비리 방탄극을 멈출 것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역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증인채택 저지를 맹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미르의혹) 관계자를 국감 증인채택에서 왜 그렇게 보호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미르·K스포츠재단은 신이 내린 재단"이라고 힐난했다.
박 위원장은 "날이 갈수록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며 "두 재단 직원의 연봉이 억대에 가깝다는 보도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꼭 그 신이 국감 증인에 채택되도록 모든 야당과 공조하겠다"고 압박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증인들을 연이어 저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야당의 거센 압박에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4·13 총선 이후 6개월을 돌아보면 국민의당은 양당 사이의 조정자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충실한 2중대였다"며 "국민의당이 때로는 더민주보다 더 과격하고 좌파적으로 더민주의 선봉대 역할에 충실한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 대통령 사저 의혹 제기 등을 언급하며 "이건 새 정치가 아니라 구 정치의 확대 재생산"이라고 국민의당을 겨냥했다.
그는 "안보위협이 직면한 상황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대하고 김정은 정권에 쌀을 지원하자고 한다"며 "국민의당이 더민주의 2중대를 계속 자임한다면 결국 소멸의 길을 갈 것이고, 친노세력에 흡수통합 당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거듭 자극했다.
이어 "국민의당이 더민주와 함께 법인세 인상 등을 감행하겠다고 밝혔는데, 정치를 오래 했지만 세법을 날치기하겠다고 하는 정당을 본 적이 없다"면서 "법인세 인상은 그나마 있던 국내 기업을 해외로 내몰고, 한국으로 오려던 글로벌 기업을 다른 나라로 보내는 자해행위"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