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문위, 미르·K스포츠재단 거듭 '갈등'…野, 한선교 상임위 이동 요구
사실상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막을 내린 14일 여야는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등을 두고 거듭 공방을 벌였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이 국감 핵심 쟁점이었던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야당의원들은 이날 종합감사에서도 최순실씨와 차은택 감독을 향한 공세를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정모씨의 승마특기생 선발과정을 살펴보기 위해 회의록을 받았는데 굉장히 두루뭉술하게 적혀 있다"며 "국감자료를 급하게 조작했다는 의혹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화여대 측에서 1987년 박모씨를 승마특기생으로 뽑은 바 있다고 했지만 박씨는 일반학생과 함께 시험을 본 것으로 확인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정씨가 교수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공개하며 "교수가 학생에게 민망할 정도로 사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마치 개인지도를 하듯이 임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더민주 김민기 의원이 전날 국감에서 K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해 공개한 서울시의 자료가 허위였다면서 사죄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교문위는 전날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더민주 유은혜 의원을 향해 한 '성희롱적' 발언이 거듭 논란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한 의원의 상임위원회 이동을 요구했다.
더민주 간사인 도종환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통상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취해야 되는 것이 피해자와 가해자를 격리하는 것"이라며 "어제 있었던 한선교 의원의 발언으로 유은혜 의원이 힘들어하고 계시므로 한 의원의 상임위 이동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당장 상임위 이동이 어려우면 두 분이 마주보고 있는 자리라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간사인 염동열 의원은 "어제 국감 중에 발생한 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여당 의원님들과 의논을 해서 도종환 간사와 의논은 하겠다"고 답했다.
◈ 외통위, 송민순 회고록 놓고 여야 '격돌'
통일부를 대상으로 한 외교통일위원회에서는 14일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북한의 의견을 물었다는 '회고록 폭로'가 쟁점이 됐다.
송 장관은 최근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자신이 외교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던 2007년 11월18일 노무현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유엔 인권 결의안을 놓고 찬반 양론이 오갔던 사실을 전했다.
송 전 장관은 자신은 결의안에 찬성했으나 다른 참석자들이 기권하자는 의견을 내 논쟁이 오가던 중, 김만복 당시 국가정보원장이 남북채널로 북한 의견을 묻자고 제안해 이를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수용했다고 회고했다.
이에 새누리당은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촉구했다. 반면 야당은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강력 반발했다.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국기를 흔들 만한 문제"라며 "여야가 합의해 조사위원회를 즉각 구성해 당시 안보정책조정회의록에 대한 문서 열람 등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국회 차원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어 "외통위 차원의 조사위가 꾸려지지 않으면 새누리당이라도 꾸려서 이 문제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도대체 우리가 북한의 존속 국가도 아닌데 유엔결의안을 찬성하냐, 마느냐를 북한에 알아봐서 결정하자고 하는데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원유철 의원도 "송 전 장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2007년 유엔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문재인 비서실장이 '왜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느냐'며 기권으로 건의하자고 했다고 한다"며 "청와대 안보실장이 판단해서 '유엔결의안에 찬성해야 한다'고 하는데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심기를 편하게 해주자(고 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국민 안위가 중요하지 대통령의 심기와 북한의 입장이 더욱 중요하느냐"고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여당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지자, 야당 의원들은 이를 '정치 공세'라며 반박하고 나섰다. 특히 당시 회의 배석자의 말을 인용, 문 전 대표는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져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대통령의 '탈북 권유' 발언을 지적하며 "대통령이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힐난했다.
더민주 문희상 의원은 "서청원 의원이 진상규명을 하자는데 반대한다. 이는 정치 공세일 뿐 국익에도 도움이 전혀 안 된다"며 "정부의 정책이 잘못됐다는 이유로 사법 처리된 사례가 없다. 판례도 없다. 서별관 회의도 결국 아무런 의미 없는 정치적 공방에 불과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김경협 의원 역시 "당시는 10·.3 합의가 이뤄져 북한의 비핵화 합의가 있었던 시기다. 남북정상회담이 있었던 직후"라며 "당시 외교부는 (북한인권결의안)찬성이 좋겠다 하고, 통일부는 제재를 통한 해결보다 직접 대화를 통해 인권개선을 촉구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론이 난 게 북한이 직접 나서서 인권을 개선하도록 촉구하고, 그래도 해결이 안 되면 인권결의안으로 가는 것으로 정한 것“이라며 ”이것을 놓고 마치 북한을 편들었다거나 인권문제를 포기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석현 의원은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열린 회의에 배석했던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 "당시 통일부는 정상회담을 금년에 했는데 얼마나 됐다고 대화 분위기를 깨려고 하느냐고 결의안에 반대하는 분위기 였다고 한다"며 "그런데 송 전 장관은 소극적으로 임했다고 한다. 또 문재인 비서실장은 오히려 '정상회담은 정상회담이고 인권문제는 인권문제이니까 찬성하자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추미애 대표는 박 대통령의 '탈북 권유' 발언을 열거하며 "북한 붕괴론에 기반한 말을 자주하는데 그것이 통일의 장애요소가 될 것 같다"며 "자꾸 북한을 자극하는 발언을 하면 한반도 긴장이 높아지고 대부분이 그 긴장을 불편해 한다.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떻게 이렇게 브레이크 없이 패달만 밟고 가냐. 대통령이 긴장의 가속 패달만 발고 있는데 이렇게 긴장을 고조시키면 한반도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