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채이배 의원(국민의당, 비례대표)은 18일 정무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한국증권금융의 정관계 '낙하산' 인사, 방만경영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이배 의원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정관계 출신들이 줄줄이 한국증권금융 주요직에 올랐다. 김영과 전 사장과 박재식 전 사장은 모두 재경부를 거쳐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역임했다.
정지원 현 사장도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출신이다. 지난 9월 2일에는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 출신인 조인근씨가 한국증권금융의 상임감사위원으로 선임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졌다.
최근 4명의 상근감사위원(임기 2년)의 경우 김희락·김회구 전 감사위원과 조인근 감사위원 등 3명이 대통령비서실 출신이고 안자옥 전 부사장(임기 2년)도 기재부 출신이다.
채 의원은 "한국증권금융 임원 보수는 퇴직금을 제외하고도 대표이사(사장) 5억여원, 감사위원 및 부사장 3억여원 등 증권유관기관의 임원들에 비해 높은 편"이라며 "사내이사 대부분이 외부출신 인사로 채워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증권금융 관계자는 "조인근 한국증권금융 상근감사위원 선임은 법과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인사"라며 "자본시장법과 금융회사지배구조법 등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선임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 의원은 자본시장법과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임원의 소극적 자격요건만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당사 정관에 규정된 '실질적 자격요건'도 충족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인근 감사위원은 공보처 전문위원, 대통령비서실 비서, 여의도연구소 선임연구원 및 기획조정실장, 대통령비서실 연설기록비서관을 역임한 인사로 금융업에 대한 경험도 없을뿐더러 전문지식을 갖췄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증권금융의 정관은 상임이사의 자격요건에 대해 '상임이사는 금융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고 건전경영의 능력이 있는 자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정관 제22조제5항).
이와 함께 채이배 의원은 한국증권금융의 경우 대표이사(사장) 퇴임 후 곧바로 상근고문으로 채용해 일정 기간 예우하는 것도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영과 전 사장은 2012년 11월 퇴임 후 1년간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2억30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박재식 전 사장도 지난해 12월 퇴임 후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9개월간 1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들은 회사의 고문으로서 과연 적정한 활동을 하고 있을까. 채 의원은 상근고문 출근 여부 및 고문 활동의 구체적인 사실 확인 요청 결과 한국증권금융은 '확인 불가하다'는 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증권금융은 투자자예탁금 집중예치를 통해 약 30조원 가량의 자금을 관리하고 우리사주 관리 및 보호예수 업무 등에 있어 독점권을 가지고 영업하고 있다.
한국증권금융의 주주구성은 최대주주인 한국거래소(11.35%)·예탁결제원(2.59%), 우리은행·하나은행 등 은행권 35.57%, NH투자증권 등 금융투자회사 34.86% 등 기관주주 비율이 88.7%(공익재단 2% 포함)다. 명확한 주인이 없는 셈이다.
실정이 이런데도 최근 5년간 한국증권금융에 대한 감사는 없었고 금감원의 한국증권금융에 대한 검사의 경우에도 법 위반 혐의에 비해 제재는 가볍다.
지난 2006년 11월 대출한도 초과지급 혐의에 대해 금융당국은 관련자 주의조치 등 경징계를 내렸다. 2009년 고객예탁금 운용이익 일부유보, 대체투자자산 리스크 관리 미흡 혐의에 대해 경영 유의조치 등 처분했다.
2012년 연계거래 법인대출 한도초과 지급건 등 대해서 감봉 1인, 견책 상당 1인, 주의 1인 등 가벼운 징계로 끝났다.
지난해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한국증권금융은 새로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되면서 향후 동사에 취업하려고 하는 공직자는 퇴임 후 따로 '공직자 취업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이에 대해 채 의원은 "한국증권금융은 자본시장법상 독점적인 기업은 아니지만 금융위가 신규 인가를 내주지 않는 방법으로 사실상 독점적인 지위를 보장해 주고 있다"며 "이런 독점권에도 사실상 주인 없는 회사이기 때문에 국회가 감독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