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세법심사기한 'D-10', 이번 주 조세소위가 '분수령'될 듯
여야 합의 실패할 경우 '예산부수법안' 지정 표결처리 전망
지난주 3차례(14일, 16일, 18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가 11월21일 현재 상정된 205개 세법(정부안+의원입법안) 중 일부 조세특례법안을 제외한 대부분을 한번씩 훑고 지나가는 과정을 마쳤다.
쟁점이 뚜렷하지 않는 법안, 단순 조문 정리 성격의 법안 등에 대해서는 조세소위 위원들의 합의가 이루어져 다음 단계(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로 넘어갈 준비를 마쳤지만 쟁점이 첨예한 법안들은 일단 '재논의'를 통해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으로 정리가 된 상태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2일) 2주 정도 남겨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대 관심사로 꼽히는 소득세율, 법인세율 인상 등 '민감 법안'은 이번 주 열리는 조세소위가 운명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국외전출세' 등 일부 법안 여야 합의 = 지난주 조세소위에서 여야 조세소위원들은 해외로 이민을 가는 등 국외전출시 내국인이 가지고 있는 국내 보유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으로 간주, 양도소득세를 과세하는 '국외전출세' 도입안(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데 합의했다.
당초 이 법은 미실현이득에 과세한다는 점, 이주국과 우리나라 간 이중과세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지만 정부가 조세조약을 통해 이러한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을 조세소위원들이 받아들이면서 법안 통과에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다.
아울러 조세소위는 지난 1976년 특별소비세 도입 당시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로열젤리'를 개별소비세 과세대상에서 삭제하고 발전용 유연탄의 개소세를 올리는 내용의 개소세법 개정안 통과에도 합의했다.
또한 조세소위는 발전용 유연탄에 대해 개소세를 인상하더라도 전기세를 인상하지 않겠다는 정부부처간 합의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개소세 인상에도 합의했다.
아울러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를 막기 위한 '국가별보고서' 작성의무 부과, 체납재산 중 예술품 매각 민간위탁, 노란우산공제 가입 후 5년 이내에 임의 해지했을 때 부과되던 '해지가산세' 폐지, 사회적 기업 법인세 감면 3년 연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들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한편 지난주 중소기업 장기재직 근로자에 대한 세액감면 조세특례 법안(더불어민주당 조정식·박광온) 의원안이 추가로 상정됐으나 이번 주 중 재논의가 결정됐다.
중소기업 생산성을 높인다는 법 취지에는 이견이 없지만 이 같은 세제혜택으로 인해 가뜩이나 높다고 '욕'을 먹고 있는 면세자 비율이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재논의 안건으로 분류됐다.
□ 세법심사 계속…하지만 결국 국회의장 직권상정? = 최대 쟁점으로 분류되는 소득세율, 법인세율 인상안 및 기업소득환류세제 개편안, 가업상속공제 적용대상 조정 관련 법안 등에 대해서는 이번 주 중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워낙 여야 의견 차이가 커 현실적으로 '합의점'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결국 야당이 야당 출신 정세균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의 힘을 빌리는 형국으로 몰아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0대 국회가 여소야대 구도로 편재되어 있는데다가 정세균 국회의장이 상임위 합의라는 원칙론을 내세우기는 했지만 법인세 인상안 등을 포함한 민감 법안들을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조세소위가 이들 민감법안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되어 본회의 표대결로 가게되고, 결국 의석수가 많고 법인세 인상을 모두 당론으로 채택하고 있는 야권의 힘이 정부여당을 짓누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여당이 현재 '최순실 게이트'로 대규모 탈당 등 '공중분해' 위기에 놓여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한편 국회법에 따르면 조세소위는 세입예산안 부수 법률안인 세법심사를 오는 30일(내주 수요일)까지 마쳐야 한다. 만약 조세소위가 기한 내 심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국회의장이 지정한 예산부수법안들은 12월1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인 12월2일 일괄 처리된다.
국회는 지난 2014년, 2015년에도 조세소위 세법심사에서 기한 내에 합의를 보지 못해 결국 여당 출신 정의화 국회의장이 예산부수법안을 직권상정한 전례가 있다.
